제자훈련실패담

2016년 03월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일어서다!

제자훈련실패담 김지백 목사_ 춘천새소망교회

목회 현장에서 선배들이 하셨던 말씀이 있다. “지금의 목회 현장은 한겨울이다. 웬만하면, 개척하지 마라.” 염려와 걱정의 말들이다. 나는 15년 동안 부교역자 생활을 하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목회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신학교에서 배운 학문과 섬겼던 교회들의 장단점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들의 특징들을 보며 우리 가정으로 시작하는 단독 목회를 해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교회를 개척하고, 이사를 하다
하나님의 은혜로 2013년 5월에 열 가정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한 달 후 6월 말에 개척예배를 드리면서, ‘이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 정말 건강한 교회를 세워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 그러나 개척한 지 한 달 만에 교회가 세를 내고 있는 건물에 문제가 생겨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 했다.
몇 명의 성도들과 한 달 동안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우리 형편에 맞는 건물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당한 건물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건물이 맘에 들면 우리 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비싼 세를 내야 하고, 우리 수준에 맞으면 건물이 맘에 안 들었다. 매일 기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기도회를 마친 후, 아내와 그 지역을 생각하면 감동이 되는 곳을 말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같은 마음을 주신 지역이 있어서 가 봤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동네 골목에서 큰길가로 나오는데 ‘임대’라고 크게 현수막이 걸려 있는 건물이 보였다. 성도들의 바람이 다 갖춰진 건물이었다.
너무 맘에 들었다. 문제는 건물세였다. 긴장하는 마음으로 현수막에 적혀 있는 연락처에 전화를 해서 확인해 봤는데, 역시 건물세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건물이 너무 마음에 들어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건물 관리하는 분과 얘기가 잘돼서 부담은 됐지만, 그 건물에 들어가게 됐다.
교회가 이사하기까지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은 은혜의 시간이었다. 나는 돕는 손길들을 보며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셨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교회가 이사를 하면서 성도들 간의 갈등으로 네 가정이 떠났다. ‘어? 이건 뭐지?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지?’ 그때 나는 ‘큰 교회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많은 문제가 이 작은 공동체 안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지혜
교회는 가정과 지역, 도시와 열방 가운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나는 이사한 지역에서 ‘우리 교회가 어떻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기도를 하며, 내게 있는 고민과 갈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봤다.

첫째, 목회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나는 교회 개척을 통해 15년 동안 부교역자 생활을 하며 가졌던 교만함을 내려놓았다. 하나님께서 하지 않으시면 어떤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께 구하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지금 이 사역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역인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둘째, 지도자의 영성이 회복될 때 교회의 영성도 회복된다.
지도자의 영성이 건강하게 세워지지 않으면, 교회 공동체의 영성 또한 건강해지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포기하지 않고 예배, 전도, 양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나와 성도들은 예배를 위해 매일 기도한다. 나는 말씀을 연구하고, 성도들을 만나 교제하며, 그들의 생각과 신앙을 점검한다. 이 모든 것들을 하나 되게 해 하나님께 예배드린다.
신앙인은 전도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 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시간을 정해 전도를 나간다. 지역에 살고 있는 이웃들을 만나 대화하며, 그들의 삶과 교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들의 눈높이로 복음을 전한다. 전도의 열매는 하루아침에 맺어지지 않는다. 열매는 하나님께서 맺게 하신다. 우리가 할 일은 포기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내가 전도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먼저 은혜받은 자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나의 영성을 위해서다. 전도를 하면 나 자신이 가장 많이 은혜를 받는다. 전도 현장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때, 내 연약함을 느낄 때, 이웃을 위해 울고 웃을 때 그곳은 은혜의 현장이 된다.
그리고 나는 양육을 통해 하나님 말씀을 바르게 가르치고 인도하기 위해 노력한다. 양육은 개개인의 수준에 따라, 그리고 그들의 환경에 따라 일대일로 하기도 하고, 그룹으로 하기도 하고, 가족 단위로 하기도 한다. 양육을 하면서 말씀 안에서 성도들과 교제함이 기쁨이고, 축복인 것을 알게 된다. 예배, 전도, 양육을 통해 지도자의 영성을 세워 갈 때 교회의 영성도 함께 세워진다.

셋째,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균형이 필요하다.
우리 몸은 한 지체가 약해지면 다른 지체들에게 영향을 주게 돼 결국 균형을 잃게 된다. 따라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균형이 필요하다.
목회 현장에서 많은 이들을 보며 나 자신이 무너질 때도 있고, 조급해질 때도 있다. 또 외로워질 때도 있고, 교만해지기도 해 균형을 잃을 때가 있다. 그런 내게 강원 코칭넷 모임은 균형을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함께 모이는 목사님들의 목회 현장 이야기를 들으면, 도전이 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기도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일어서서 약해진 것들을 회복하고, 높아진 것들을 내려놓음으로 균형을 잡게 된다.

이제 교회를 개척한 지 2년 6개월이 흘렀다.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가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앞으로도 어려움은 있겠지만 하나님과 동역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하나님께서 기뻐 춤추시는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지백 목사는 서울신학대학원과 실천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13년 6월, 강원도 춘천에 춘천새소망교회를 개척해 현재까지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