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소식 우은진 기자
일본 메구미교회 세이노 기츠히코 목사 방한
세이노 기츠히코 목사
메이지학원대학 영문과 졸업/ 동경기독신학교 졸업/ 아이치현 안죠교회 목회/ 미국 호이튼대학 연수/ 인도네시아 파견선교사/풀러신학대학원 선교학 박사학위 취득/ 쯔찌우라 메구미교회 담임목사/ 일본동맹기독교단 이사 국외선교위원회 위원장/ 일본복음동맹 세계선교위원회 위원
가을 단풍이 무르익던 지난 11월 사랑의교회 안성 수양관에 한 이방인이 깊은 묵상에 젖어 있었다. 다름 아닌 일본 동경 동북쪽 이바라기현에 위치한 쯔찌우라 메구미교회 담임인 세이노 기츠히코 목사(61세)가 하나님 앞에서 2007년 목회 계획을 놓고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메구미교회는 미국 선교사가 개척한 교회로, 아사오까 목사 부부가 25년간 목회를 하다 세이노 목사가 부임해 16년째 목회를 하고 있다. 일본 교회 안에서도 건강한 교회로 주목받고 있는 대형 교회인 메구미교회는 현재 500명 이상의 성도들이 모인다. 10여 년간 인도에서 선교사 활동을 한 그는 평소 열린 사고를 지니고 있으며, 건강한 목회에 대한 비전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가 2007년부터 메구미교회에서의 제자훈련 시작을 앞두고,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구하며 한국에 다시 왔다.
그 이유는 지난 6월 CAL세미나가 열렸던 장소가 바로 안성 수양관이며, 이곳에서 그는 제자훈련이 목회 본질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세이노 목사는 우연히 안성 수양관에 들른 옥한흠 목사를 만나게 되어 작은 면담의 시간을 갖고, 제자훈련 목회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품게 되었다. 세이노 목사에게서 메구미교회에서의 제자훈련 사역을 위한 계획을 들어보았다.
2007년 제자훈련 시작 앞두고 방한
“지난 6월 CAL세미나에 참석해 많은 도전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교회에서 제자훈련 준비 작업을 해왔으며, 2007년 메구미교회에서 제자훈련 시작을 앞두고 하나님의 함께하심을 구하기 위해 한국 땅에 다시 왔습니다.”
작은 체구의 세이노 목사는 메구미교회를 통해 일본 지역사회 안에서 사회복지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으며, 성품이나 설교 사역에 있어서도 일본 교회 내에서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61세의 나이에 제자훈련 목회에 생명을 걸고자 안성 수양관에서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세이노 목사의 목회 연륜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가 제자훈련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몇 년 전 사랑의교회에서 파송된 윤숙희 선교사와 청년부를 담당했던 김은수 목사의 단기선교 일행과 만나면서부터이다. 마침 성도들을 키우는 것에 부족함을 느끼던 차였던 그는 제자훈련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확인하고자 결심하고, 지난 6월 CAL세미나에 참석했다. 매시간마다 옥한흠 목사의 정곡을 찌르는 듯한 강의에 강한 도전을 받았던 그는 뒤늦게 제자훈련을 접한 것에 대한 후회와 그리고 이제라도 알게 된 것에 대한 감사함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CAL세미나에서 돌아오자마자 스태프 회의를 열어, 우리 교회에 제자훈련을 어떻게 정착시킬 것인지 토론하고, 제자훈련이야말로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우는 목회 본질임을 스태프들에게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교회 내 적용을 놓고 그동안 몸부림을 쳤으며, 내년 초 성도들 앞에서 제자훈련 시작을 공표하려고 합니다.”
사실 사랑의교회 국제제자훈련원은 지난 10여 년간 일본 교회에 제자훈련을 전파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일본 특유의 문화와 민족성 때문에 많은 일본 목회자들이 세미나에 참석해 도전과 감동을 받았으나, 실제 현장에서의 열매가 적었던 것이다. 그나마 열정을 지닌 목회자들은 나이가 많아 2선으로 물러나 있다. 그래서 지금은 정말 제자훈련 목회에 생명을 걸고자 하는 일본 목회자들만 돕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도 큰 교회에 속하는 메구미교회가 제자훈련을 시작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일단 제자훈련 사역을 교회 사역 중 일부분으로 여기기보다 온전히 제자훈련 사역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9명의 구역장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시작하려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옥한흠 목사와 면담 갖고 조언 경청
무엇보다 세이노 목사는 제자훈련 목회철학에 많은 은혜를 받은 수양관에서 기도하는 것도 좋았는데, 제자훈련의 대가인 옥한흠 목사를 만나 많은 조언을 얻은 점을 감사해 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속에 선명하게 얻고 싶은 질문들에 대해서 옥한흠 목사님으로부터 답을 얻고 간다”며 “그 조언에 근거해서 앞으로 철저히 준비하고, 제자훈련 철학과 사역을 놓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옥한흠 목사가 세이노 목사에게 조언한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제자훈련 전 메구미교회 성도들과 비전을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라는 것이다. 메구미교회는 기성 교회이니, 제자훈련에 반대하는 이들이 없도록 교회 핵심 리더들을 만나 제자훈련이 교회의 비전이 되도록 그들의 마음을 얻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강단에서 제자훈련을 선포할 때 영향력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둘째, 교회 핵심 멤버와 먼저 제자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9명의 구역장들을 제자훈련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교회 장로들과도 함께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기존에 해오던 사역들을 완전히 접는 것이 아니라, 잘 유지하면서도 제자훈련을 우선순위에 두며 담임목사가 제자훈련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교인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일본 교회에 제자훈련이 잘 정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옥한흠 목사에게 질문했다. 왜냐하면 그 자신도 그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이에 옥 목사는 일본에 온 한국 선교사들이 하는 제자훈련은 성공하는 예가 많은데, 일본 목사들이 하는 제자훈련이 실패하는 예가 많은 것은 자신을 잘 오픈하지 않고, 될까 안 될까 계산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목사와 성도들은 성경공부도 잘하고 교재대로 배우는 것도 잘하는데, 성도들의 마음이 열리지 않으니 제자훈련이 수단이 될 뿐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옥 목사는 “제자훈련은 말씀 앞에 훈련생들의 고백이 나오고, 듣는 사람들이 은혜를 받고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일본 교회에서는 그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크게 공감한 그는 앞으로 교회 현장에서 제자훈련 사역을 할 때, 성도들 앞에서 자기 오픈과 말씀의 철저한 연구를 통해 예수의 제자들을 세워 나가겠다고 응답했다. 다행히 메구미교회에는 열심을 지닌 성숙한 성도들이 많아 희망이 밝다고도 덧붙였다. 최근에는 3천 평이나 되는 큰 땅을 구입하기도 했는데, 교회가 외형적으로만 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숙하기 위해서는 제자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현재 일본은 지방에 가면 목회자가 없는 교회도 많고, 20년 후에는 1/4 정도의 교회가 없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61세의 나이에 세이노 목사가 메구미교회에서 펼칠 제자훈련 사역이 어떤 열매를 맺어질지는 일본 교회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옥한흠 목사는 세이노 목사가 일본 교회에 제자훈련의 좋은 모델을 만들어 가길 당부했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