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소식 우은진 기자
“제자훈련에 진 빚을 갚는 심정으로 한국 교회 섬긴다”
1년 후, 10년 후에도 늘 한결같을 사람이 있다.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사역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모습이 언제 봐도 든든한 사람 말이다. CAL-Net 팀장 사역을 맡고 있는 이들 중에도 그런 목회자들이 많다. 특히 경기 CAL-Net 팀장을 맡고 있는 일산 화평교회 최상태 목사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월간 <디사이플>에서 가장 많이 전화 인터뷰를 하는 대상 중 한 사람인 최상태 목사는 밤늦은 시간에 전화를 해도 운전하던 차를 멈추고, 자신의 제자훈련 사역에 대해 꼼꼼하게 대답해 주는 성실파 취재원이기도 하다. 그는 하나라도 더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 한다. 그의 이런 노력은 경기 CAL-Net 팀장 사역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왜? 제자훈련에 진 빚을 갚는 심정으로 한국 교회를 섬기고 싶기 때문이다.
격려 편지는 제자훈련의 힘이다
신학교 시절부터 한국 교회의 교육과 훈련의 부재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최상태 목사. 그는 교회가 세상 속에서 사명을 감당하며 어떻게 바른 교회를 세울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했다. 부교역자 시절 담임목사가 CAL세미나를 수료하지 않았기에 가고 싶어도 못 갔었다. 개척 초기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 테이프를 친구 목사로부터 구해 겨우 갈증을 달랬던 그는 교재는 마스터했지만 제자훈련을 할 자원과 경험이 부족해 차일피일 미루다가, 94년 CAL세미나에 직접 참여해 현장을 참관하곤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경이 말하는 사역이 이런 거구나’를 느끼고, 고민하면서 몸부림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열심히 제자훈련에 매달렸다. ‘이건 예수님이 하신 사역이구나’를 느낀 최 목사는 너무 기뻐 당시 옥한흠 목사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다. 그런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답장이 왔다. 최 목사는 “그 바쁜 대형교회 목사님이 직접 개척교회의 알지도 못하는 목사에게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는 편지를 친필로 써서 보내는 것을 보고, 이것이 바로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제자훈련의 힘이구나를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화평교회에 오면 세 번 놀란다
최 목사 역시 한 사람에게 집중하고 투자한 결과 지금의 화평교회를 일구게 됐다. 현재는 상가건물 안에 교회가 있지만, 교인들을 다 수용하기에는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버렸다. 최근에 기공예배를 드리고 교회 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최 목사는 “지금도 너무 좋다”며 교회를 건축하는 것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는다.
제자훈련으로 교인들이 증가해 오래전부터 교회 건축 문제가 논의됐으나, 굳이 건물에 연연해하지 않았던 것이다. 교회가 커지면 목회의 인간적 측면에서 재미가 없어진다는 것이 최 목사의 지론이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들이 화평교회에 오면 세 번 놀라게 된다. 첫째는 큰 교회인 줄 알았는데 교회 크기가 작아서 놀라고, 둘째는 아늑하면서 내실 있는 교회 분위기 때문에 놀라고, 셋째는 평신도 사역자들의 헌신과 섬김에 놀란다는 것이다.
상가 교회가 80%에 가까운 한국 교회 현실에서 화평교회의 건물 자체가 많은 목회자들에게 커다란 비전으로 다가섰던 것이다. 작으면서도 확실하고 분명한 목회철학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교회라는 메시지가 격려와 위안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공동체성과 관계성이 강한 이 교회 평신도들의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나도 저런 평신도들과 사역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게 탐방 온 목회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가정교회 배우러 왔다 제자훈련 도전받고 가다
화평교회 하면 ‘가정교회’로 유명하다. 제자훈련으로 헌신된 평신도지도자들에게 목사처럼 받은 은사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자 최 목사가 가정교회 소그룹을 연구해 도입했던 것이다. 1년에 한번 가정교회 지도자세미나도 열고, 많은 교회에서 가정교회로서 화평교회를 탐방 오고 전화문의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들이 되돌아갈 때 공통적으로 깨닫고 가는 것은 ‘제자훈련을 받아야겠다’, ‘목회를 똑바로 해야겠다’는 도전부터 받는다. 왜냐하면 최상태 목사가 “우리 교회는 제자훈련을 기초로 한 가정교회다”고 못을 박고, 제자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으로 좋은 교회가 됐다는 이미지를 늘 전달하고 있는 최 목사는 제자훈련하는 교회는 화평교회처럼 된다는 메시지를 지역 사회와 같은 동역자, 교회에도 똑같이 나눠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찾아오는 목회자에게 매번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받으라고 권한다. 아예 매주 금요일 오전은 탐방 오는 목회자와의 만남의 시간으로 따로 비워뒀을 정도다.
최 목사는 “CAL-Net팀장으로서의 역할 중 가장 중시하는 게 제자훈련에 대한 홍보라고 생각한다”며 “어디를 가나 누구를 만나나 제자훈련이 핵심 대화가 됐다”고 웃음지었다.
특히 최 목사는 “CAL세미나 후속 모임인 세이레모임 때 참석한 목회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교파를 초월해 본질에 입각한 진리를 사모하는 보화 같은 목회자들이 산재해 있음을 보고 한국 교회에 희망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돌아가 자기 교회현장에서 본질적인 제자훈련 사역을 붙들고 씨름해 자신과 같은 행복을 맛보길 기대하고 있다.
축복은 나눠줘야 하는 사명이 있다
최 목사는 제자훈련과 가정교회에 집중하기 위해 일체 외부 활동을 안 한다. 일주일 내내 스케줄이 빽빽한 그는 자료수집도 꼼꼼히 하면서 오로지 교회 안의 일만 관심이 많다. 마음 같아서는 교회 사역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그가 CAL-Net 팀장으로서 여러 목회자들을 섬기고 있는 것은 제자훈련을 통해 받은 은혜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옥한흠 목사님도 안 부럽다는 그다. 다시 태어나도 제자훈련을 할 것이고, 그래서 빚 갚는 심정으로 현재 제자훈련 세이레 모임이나 탐방오는 목회자, 평신도 그리고 년 1회 여는 가정교회 지도자세미나와 평신도사역자 가정교회참관세미나도 교회 평신도들의 헌신적인 섬김 아래 진행하고 있다.
최근 4박 5일간 진행된 가정교회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호텔에서 숙식하도록 하고, 식사 대접도 최고급으로 섬겼다. 제자훈련 하는 교회는 다른 교회를 섬기는 데 아끼면 안 되고, 다 줘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화평교회 평신도들도 공감하며, 헌신적인 섬김으로 실천하고 있는 부분이다.
최 목사는 “한국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일은 인위적으로 또는 인간적으로 하면 안 된다”며 “야망과 비전을 혼동해선 안 되며,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힘과 여건을 주시는 대로 섬기는 데 힘쓰고 싶다”고 덧붙인다. 그와 화평교회 평신도들의 헌신적인 섬김으로 도전받고 제자훈련을 시작할 이름 모를 목회자들의 땀방울들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