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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도는 받은 은혜를 세상 속에 흘러 보내는 것이다”
제1회 제자훈련 국제학술세미나 성료
소비지향적이며 이기적인 풍토가 만연한 오늘날, 기독교가 나아가야 할 신앙의 지향점은 어떤 모습일까? 그 해답을 ‘제자도’에서 찾은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렸다.
바로 사랑의교회와 덴버신학교가 9월 15일 사랑의교회에서 개최한 제1회 제자훈련 국제학술세미나가 그것이다. 700여 명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열린 이번 학술세미나는 제자도를 통해 은혜 받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상을 향해 그 은혜를 다시 흘러 보내야 함을 일깨웠다.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는 “미국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덴버신학교와 함께 세미나를 열게 됨을 감사드리며, 앞으로 제자훈련 목회 철학의 학술적 지형도를 세계 교회와 신학자들 간의 교류로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덴버신학교 마크 영 총장의 ‘선교 신학적 관점에서 본 제자도’, 대구 동신교회 권성수 목사의 ‘제자훈련을 다시 생각한다’, 덴버신학교의 데이비드 부셔트 부총장의 ‘제자도와 신학’, 덴버신학교의 정성욱 교수의 ‘제자훈련과 삼위일체 영성’이라는 총 4개 강의로 진행됐다.
마크 영 총장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한 인간이 세상을 다스리길 원하셨듯이, 인간이 제자도를 통해 진리이신 유일한 하나님을 온 세상에 나타내길 원하신다”며 “우리가 받은 믿음은 혼자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으로 흘러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수 목사는 “모든 신자가 제자이지만 제자의 삶에는 성숙도의 차이가 있다”며, “모든 신자는 제자가 되기 위해 제자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제자이기 때문에 받는 것이고 이러한 삶의 성숙훈련은 평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덴버신학교 정성욱 교수는 “제자훈련은 반드시 삼위일체 영성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추구돼야 한다”며 “가정과 교회, 선교현장에서 체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론회에서는 제자훈련이 직장에서 훌륭한 직원을 교육시키듯이 교회에서도 교회 내 일꾼을 만들기 위해 훈련하는 요소가 있지 않냐는 질문과 셀이나 D12 등의 소그룹을 제자훈련의 본질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의가 나왔다.
이에 대해 권성수 목사는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발동 걸려 예수의 생명을 밖으로 흘러가게 해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제자훈련의 목적이 있으며, 소그룹은 효율적 실천방법일 뿐, 핵심은 예수님의 명령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것이다”고 각각 답변했다.
<강사 인터뷰>
“우리의 삶에 예수가 보이게 하라”
- 덴버신학교 마크 영 총장
제자도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1995년 댈러스신학교에서 선교학 교수로 재직했다가 2001년부터 스톤브라이어교회에서 사역했다. 장로와 수석부목사, 교회건축 감독, 설교, 세계선교 등 여러 가지 사역을 했다. 제자도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75년 대학교 신입생 때, 예수를 영접하고 3일 후 옆방 형제들에게 전도하면서부터다. 당시 그들이 나를 통해 예수를 믿게 되었을 때, 내가 제자가 되면 나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 나를 위해서 주님께서 해주신 일뿐만 아니라, 나는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깨닫게 됐다. 나는 신학교에서 그저 신학을 배우는 게 기뻤는데, 그것이 자기중심적 만족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예수의 제자라면 예수처럼 잃어버린 양을 찾고, 그들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방법으로 예수의 복음을 전했나?
폴란드에서 몇 년간 신학교 교수로 섬긴 적이 있다. 폴란드의 많은 가족들을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며 교제했다. 감사하고 사랑하는 크리스천 가족의 삶을 보여줬다. 또 어떤 때는 직설적인 방법으로 성경과 복음에 대해 대화했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과 만나는 시간을 줄이고, 기독교인들끼리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그것은 불완전하다. 기독교인끼리 만나 서로 격려하고 기도하는 것도 필요하나 우리를 위해서만 사용하면 안 된다. 우리의 삶을 통해 세상이 예수를 봐야 한다.
소비적이고 이기적인 믿음을 버리고 나누는 삶이 되려면?
소비자 같은 기독교인은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는 죄성을 갖고 있다. 예수는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면 자기를 부인하라고 했다. 우리 자신이 먼저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우리가 완벽하다면 옆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단지 “나는 죄도 짓고 살며,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 죄를 용서하신 주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복음이다. 죄가 용서될 뿐 아니라 나를 묶었던 사슬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크다. 소비자 기독교인은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만족함이 없다. 우리가 복음을 선포?때 우리는 죄 용서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위한 삶에서 자유함을 얻게 된다.
한국과 미국 제자훈련의 차이는?
미국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제자훈련이 개인관계에서 이뤄진다. 반면 동양은 전통적 가치가 강해 공동체적 특징이 강하다. 그러나 아시아도 점점 개인주의로 이동하고 있다. 교회가 젊은이 제자훈련을 할 때, 공동체 제자도만 볼게 아니라 개인에 기반한 제자도의 흐름도 봐야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공동체’라는 단어가 너무 유행으로만 흘러 그 의미가 무의미해졌다. 개인적으로 공동체는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즉 공동체 안의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체 밖 사람을 위해서 존재한다. 교회가 자신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 공립학교 배구코치가 있었다. 그녀는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가 되어 달라”는 말은 자주 들었으나 “예수님을 위해 최고의 배구코치가 되라”는 말을 못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제자훈련을 교회만을 위해서가 아닌, 세상 밖으로 나가 예수를 위한 간증이 되게 해야 한다.
덴버신학교는 제자훈련을 강의하는가?
덴버신학교도 세상을 향하도록 하고 있다. 수년 동안 신학교에서 해온 일은 기독교인을 위로하고 기독교인끼리 논쟁하며, 기독교인이 다른 기독교인을 더 잘 살게 하는 일이었다. 진정한 신학은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과 대화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믿음의 성장은 불신자와 만나는 것이다. 나는 신학교에서 “하나님은 한 분이십니다”라고 말하면 학생들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답할 때, 세상은 이런 그들을 향해 “당신 미쳤어?”라고 말한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리고 싶다. 즉, 믿지 않는 세상에서 제시하는 반대의견, 질문들이 있다는 것?그들이 알았으면 한다. 그 학생들이 긍휼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가고 설득할 수 있는 논리를 신학교에서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 미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 젊은 기독교인이 대학교에 가면 68%가 믿음을 저버린다고 한다.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불신자와 대화하면서 믿음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제자훈련이 중요하다. 세상에서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것을 준비시켜주는 것이 바로 제자훈련이며, 우리가 회복해야 할 메시지다.
<우은진 기자>
<INTERVIEW 1>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받다
- 전주북부교회 유인관 목사
전주북부교회 유인관 목사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10년간 전주북부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하면서 40명에서 200명으로 변화하는 수적 성장과, 성도들이 훈련받으며 예수의 제자다운 삶을 추구하는 질적 성장을 맛봤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학술대회에 참여했다. 실제 참여하면서 자신 안에 제자훈련에 대한 매너리즘이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함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받았다고 한다.
하나님의 속성으로부터의 제자훈련 개념을 제시했던 마크 영 총장의 강의를 통해 제자훈련의 울림이 다시 한 번 가슴을 치고, 권성수 목사의 강의를 통해 제자훈련을 현실적으로 재정립하고 재조명할 수 있었다는 그는 제자훈련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안고 간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소영 기자>
<INTERVIEW 2>
제자훈련을 통한 변화, 그 기대감 앞에 서다
- 군산 대한교회 한정열 목사
10년 동안의 목회를 돌아보면서 교회 쇄신을 고민하고 있었다는 군산대한교회 한정열 목사. 교회 성장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소개되는 요즘, 제자훈련 역시 교회 성장을 위한 한 가지 프로그램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동안 반신반의했던 마음이 이번 세미나 참석을 통해 목회본질에 대한 확신과 기대감으로 바뀌었다고 그는 말한다.
한정열 목사는 “제자의 신앙성숙을 위한 여정이 훈련을 통해 평생 계속된다는 것에 공감했다.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서 분명히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라며, “또한 서로를 섬기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제자훈련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제자훈련과 삼위일체 영성’ 강의가 신선하고 좋았다”라고 전했다.
11월에 열리는 제84기 CAL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인 한정열 목사는 삶에 적용하는 말씀의 훈련과 이를 통한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앞으로 직접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시온 기자>
<INTERVIEW 3>
제자훈련에 대한 신학적 정리를 할 수 있었다
- 제천행복한교회 이승학 목사
제천행복한교회 이승학 목사는 이번 학술대회가 제자훈련과 신학에 대한 강의가 균형감 있게 잘 매치되어 좋았다며, 자신 역시 신학적인 배경을 더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데이비드 부셔트의 ‘제자도와 신학’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7년 전 교회를 개척하고 열정적으로 제자훈련을 시작했지만 사모만 빼고 1기생 모두가 나가는 실패를 맛봤다. 그는 이 실패의 원인을 제자훈련에 대한 분명한 신학적 논거와 배경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조직신학 등 신학 공부에 매진했었다고 한다. 그 후 순조로운 제자훈련을 하고 있다는 이 목사는 “이번 학술대회가 이런 자신의 생각을 더욱 확인시켜줬다”며, 강한 확신을 갖고 돌아간다고 밝혔다.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