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와설교자 존 맥아더 목사_ 그레이스 커뮤니티교회
존 맥아더(John MacArthur)
매스터신학교 총장, 그레이스 커뮤니티교회(Grace Community Church)의 담임목사다. 그는 성경의 영감과 권위에 대해 지지하면서 많은 책을 저술했으며, 『맥아더 해설성경』의 편집자로서 최고의 성경 해석가로 유명하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그레이스 투 유> 라디오 사역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 인터뷰는 <프리칭>(1998년 11/12월호)에 게재된 기사 중 일부로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출판된 『능력 있는 설교 이렇게 한다!』에서 발췌했다.
설교의 열정이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설교를 이긴다
프리칭 『맥아더 해설성경』를 어떤 관점으로 편집하셨습니까?
맥아더 본문의 의미와 책의 흐름을 잘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실제적인 적용보다 본문의 적용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제 해설성경에는 적용이 없습니다. 단, 본문의 의미뿐 아니라, 성경을 좀 더 큰 맥락과 안목으로 깊이 이해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해설성경을 쓰면서 특정한 신학체계를 적용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성경 밖의 내용이 그림자처럼 성경 자체 의미를 가로막는다면 최대한 뺐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각 권의 주장을 반영하려 했습니다.
프리칭 『맥아더 해설성경』의 편집은 목사님께 어떤 영향을 줬습니까?
맥아더 예전에 잘 알지 못했던 성경의 지식을 축적한 시간이었습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구약의 예화들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요즘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에 깨닫지 못했던 원리와 지혜를 설교에서 소개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제 설교가 이전과 전혀 다른 신선한 통찰력들로 채워졌고, 저의 설교 방식이나 설교에 대한 열정에서 새로움에 대한 모험심마저 느껴진다고 합니다. 이번 편집을 통해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 전체를 연구하면서, 더 뜨거운 열정과 확신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설교에 대한 열정과 즐거움을 꼭 붙잡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제 설교에서 발견한 즐거움이 그런 것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설교에 귀 기울이는 것뿐만 아니라, 성경에 대한 제 열정을 발견한 것입니다. 설교자는 청중에게 성경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열정도 전달할 수 있습니다.
프리칭 설교를 계획하는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맥아더 성경의 한 부분을 설교하기 전에, 저는 보통 그 본문과 관련된 개론서들을 최대한 많이 읽습니다. 주석도 물론 참고합니다. 일단 성경에서 한 본문을 정하면 그 본문에 대한 관련 자료들을 보며 연구한 뒤, 본문의 흐름에 맞춰 설교개요를 작성합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더 자세하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세세한 설교 준비는 저를 위해 세워 놓은 경계선을 침범한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교의 열정이 결국 과학적으로 체계화된 설교를 이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시리즈 설교를 시작하면, 선택한 성경의 본문을 일단 저만의 의미단락으로 세분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의미단락을 보며 ‘그래, 이것이 내가 설교할 첫 부분이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종종 첫 번째 의미단락을 4주에 걸쳐 강해하겠다고 생각하며 강단에 올라가곤 합니다. 그쯤 돼야 어느 정도 본문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론과 결론과 대지들이 잘 정리된 한 편의 설교, 즉 완벽하게 계획된 한 편의 설교가 엉성하게 계획된 여러 편의 시리즈로 둔갑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설교개요를 그럴싸하게 짜는 편이 아닙니다. 설교개요를 작성하지 않았을 때는, 제가 준비한 내용을 그대로 전하려 합니다. 이렇게 시리즈 설교에서 하나의 의미단락이 끝나면, 다음 의미단락도 똑같은 방식으로 준비하고 전달합니다. 하지만 본문 간의 주제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1장의 어떤 본문이 4장의 어떤 본문과 상충된다면, 그 부분은 강해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일종의 해석의 준거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로마서 8장을 여러 의미단락으로 나눠, 주일 저녁예배 때 시리즈로 강해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한 권을 선택해 강해할 때는, 한 장을 이렇게 오랫동안 설명하는 일은 드뭅니다.
예수님에게 초점을 둔 복음서를 강해 설교한다
프리칭 강해하실 성경 본문은 어떻게 고르시는지요?
맥아더 처음에는 열심히 기도하는 중에 현재 교회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고려한 뒤, 강해할 본문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신약의 모든 본문을 거의 강해해, 마가복음과 누가복음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통 강해할 본문을 고를 때는 교회와 관련지어 생각합니다. 교회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점검하며 본문을 고릅니다. 저는 현재 주일 오전예배와 저녁예배 때 각각 다른 본문으로 강해 설교를 하고, 강해 설교를 할 때는 언제나 예수님의 인격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예수님의 인격에 대한 설명을 뒤로하고, 신학적인 내용이나 교회생활, 혹은 그리스도인의 경험을 나누고 싶진 않습니다. 이 때문에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집중 조명하는 본문을 강해하고 싶습니다. 제가 복음서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매주 예수님을 살펴볼 수 있으니까요. 그분을 높이는 일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리칭 구약의 본문 중에 강해해 보고 싶으신 본문이 있었습니까?
맥아더 저는 요즘 에스겔서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맥아더 해설성경』을 편집하면서, 다른 어떤 본문보다 신경 썼던 본문입니다. 욥기도 굉장합니다. 욥기의 본문을 몇 차례 설교한 적이 있는데, 요즘은 이 본문에 대한 제 이해의 폭이 전보다 훨씬 넓어져 처음부터 끝까지 강해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창세기 1장에서 3장까지는 시리즈 설교를 할 작정입니다. 어쨌거나 구약의 본문 중 한 권을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 제 스타일로 강해 설교를 한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은 잘 알려진 본문만을 선택해 강해하려고 합니다.
똑같은 진리를 설교할 때, 설교자의 익숙함 조심해야
프리칭 설교 시간에 강단에는 무엇을 가지고 올라가십니까?
맥아더 성경책과 성경책 속에 노트를 끼워서 올라갑니다. 노트의 분량은 3장~10장 정도입니다. 보통 저는 설교노트를 수기로 작성하고, 중요한 부분을 알아보게 표시해 놓습니다. 하지만 설교노트를 많이 참고하진 않습니다. 설교가 삼천포로 빠지지 않도록 확인만 합니다. 저는 설교를 모두 외우진 않습니다. 하지만 설교노트 없이 강단에 올라가진 않습니다.
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설교할 때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 덕목입니다. 저는 위대한 웅변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 뻔한 설교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익숙함은 소홀함을 낳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오랫동안 똑같은 진리를 반복해 가르칩니다. 설교자는 분명 청중들의 ‘망각’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들은 언젠가 메시지의 내용을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동시에 설교자는 ‘익숙함’도 조심해야 합니다. 설교자가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설교할 순 없습니다. 성경도 그렇지 않습니까? 다양한 본문에서 위대한 진리들을 반복해 가르치지만, 언제나 다른 예증과 유추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합니다. 설교자는 이런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리칭 설교는 보통 얼마 동안 하십니까?
맥아더 50분 정도 합니다. 제가 다른 설교자들에게 “최소한 50분은 설교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청중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메시지를 전개할 시간은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성경의 내용을 재현하는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설교의 길이가 아니라 내용입니다. 만약 당신이 어떤 문제를 시간을 초과해 다룬다면 심각한 실수를 범하는 것입니다.
프리칭 목사님은 메시지를 전하기까지 본문에 대한 자신만의 가정을 세우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감동으로 말씀을 전해야 할 설교자가 어떻게 그런 여지를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맥아더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해석에 있어서는 자신을 분리시키고, 선포에 있어서는 자신을 일치시키라.” 성경 본문을 해석할 때는 객관적인 관찰자가 돼야 하고, 선포할 때는 헌신적인 옹호자가 돼야 합니다. 이렇게 해석과 선포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때문에, 저는 설교할 본문과 관련된 주석을 보통 12~15권을 읽습니다. 해석에서 최대한 공정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단 선포라는 과정으로 넘어가면, 해석의 과정을 통해 얻은 메시지에 대해 헌신적인 옹호자가 되려고 합니다. 다만 바라기는 사람들이 제 의견을 내놓기 위해 강단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설교자가 메시지를 강력하게 선포할수록 청중들은 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려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