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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장리더십 박경희 권사_ 사랑의교회
“진료는 무사히 마쳤고 다음 달에 수술을 받기로 했어요. 조금 우울하긴 하지만, 이 또한 이유가 있겠죠.”
아픈 순원의 말이다. 대형 병원에 혼자 가는 일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지 잘 알기에 내 차로 함께 가자고 제안했지만, “진료만 보는 것이니 정말 괜찮아요”라며 극구 사양하고 혼자 병원에 다녀온 이후 순원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잘 지내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짧은 문자 하나만 남긴 채, 일주일 가까이 소식이 끊겼다.
다락방 방학 미션으로 성경을 읽고 느낀 점 나누기 등을 약속해도 으레 한두 명쯤은 잠수(?)를 타는 경우가 있다 보니 단톡방 메시지에 숫자 ‘1’이 남아 있거나, 또는 숫자가 모두 사라졌을지라도 아무런 응답 없이 며칠이 지나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순장인 내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기도 가운데 수많은 가능성을 떠올리다 용기 내어 연락해 보면 대개는 바쁜 일상 때문이었다는 담담한 답이 돌아온다. 순장 9년 차인 지금도 그런 상황 앞에서는 여전히 마음이 무뎌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수술을 앞둔 순원의 침묵은 그 무게가 남다르다. 지금 몸도 마음도 얼마나 지쳐 있을지 뻔히 보여 위로하고 기도해 주고 싶은데, 순원은 스스로를 조용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