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리더십

2016년 03월

주님의 때에 아름답게 빚어지는 소그룹

순장리더십 장진주 권사_ 여수 광명교회

어려운 순원을 맡다
연말에 구역 편성을 할 때 순장들이 맡기 힘들어한 집사님 두 분을 우리 구역 식구로 맞아들이고 싶다고 목사님께 말씀드렸다. 이는 내가 순장 역할을 잘해서가 아니라 다른 순장들보다 시간적 여유가 더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한 분은 구역 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을 뿐더러 모임에 참석하더라도 하품을 하거나 허리가 아프다며 앉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집중하지 못하셨다. 그리고 이곳 여수와 서울을 자주 오가며 자신은 곧 서울로 올라갈 거라고 말하곤 했다. 소그룹 모임에 언제든지 불참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 위해서였다. 나는 그분이 혹시 서울로 올라가면 신앙의 끈을 놓아 버리진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친구가 돼 함께 산행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연초가 되자 새롭게 구역이 배정됐고, 그분에게 연락이 왔다. 예상대로 서울을 자주 가야 하니 소그룹에 불참할 날이 많을 거라고 했다. 나는 알았다고 답했다. 얼마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엔 소그룹 참석 자체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주여, 어쩌면 좋습니까? 해결해 주세요.” 그런데 밤 12시쯤 다시 전화가 왔다. 일정을 조정해서 소그룹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했다. 할렐루야!

 

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그 집사님의 사정에 맞춰 소그룹 모임 요일을 정했다. 그래도 집사님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주님만 의지합니다”라고 기도하며 첫 모임을 가졌다. 내게는 리더로서 영적 민감함과 분별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때로는 집사님에게 먼저 전화해 “제가 차로 모시러 갈까요?”라고 말하며, 집사님이 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차로 모시러 갔다. 그렇게 나는 종종 집사님을 여러 모로 도왔다. 그리고 주님의 때를 기다리며 집사님이 소그룹 모임에 참석해 말씀을 듣고 나누다 보면 조금씩 변화될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집사님은 주일에 목사님이 설교 중에 소그룹에서 자신이 얘기했던 내용을 똑같이 말씀하셨다며, 분명 순장인 내가 구역보고서에 그 얘길 기록했을 거라고 짐작하며 이야기했다. 나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 일로 소그룹에 위기가 찾아온 것만 같아 걱정도 됐다. 하지만 내게는 걱정과 함께 주님께서 해결해 주실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나도 여러 번 집사님과 같은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난 어느 주일, 집사님은 목사님의 설교가 또 자신의 이야기라고 하셨다. 그러나 이번엔 반응이 달랐다. 주님께서 우리 모임의 대화까지도 다 들으시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한두 번의 고비가 찾아왔지만 무사히 지나갔다.

 

집사님이 달라지셨다!
지난 일 년 동안 집사님은 한 번도 결석하지 않는 최고의 출석률을 보이셨다. 뿐만 아니라, 집사님은 가정예배의 회복과 자신이 겪은 신앙 이야기들을 간증하셨다.
그리고 이젠 소그룹 모임이 너무 좋다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셨다. 우리 소그룹의 분위기 또한 전보다 훨씬 친밀해지고, 풍성해졌다. 대화의 질이나 말씀을 나누는 깊이도 달라졌다.
집사님은 서울로 이사 가는 일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서울에 꼭 가야 할 일이 생기면 소그룹 모임에 방해되지 않은 날을 택해 다녀오셨다. 집사님으로 인해 소그룹은 활기를 띠고, 융합도 잘됐다. 염려스러웠던 순이 은혜로운 순으로 바뀐 것이다. 너무 감사했다. 상반기에는 모범적인 순으로 상까지 받았다.

 

우리와 주님의 생각은 다르다
순장 직분을 인간적인 생각으로 감당하려고 하면 힘들어진다. 에너지만 소진될 뿐이다. 그러나 주님을 의지하며 어미의 심정으로 순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면 나뿐만 아니라 순원들 모두 은혜를 맛보게 된다.
소그룹 마지막 모임 때 순원들 각자의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우리의 생각과 주님의 생각은 다르다는 이야기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주님께 소그룹을 온전히 맡기며 나아갈 때, 주님이 함께하시는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내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성령님만 의지하며 2016년도 힘차게 나아가고 싶다. 주님께서 앞으로 나와 순원들을 어떻게 인도해 가실지 기대된다. 주님! 사랑합니다.

 

 

 


장진주 권사는 여수 광명교회에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 전도폭발훈련을 받았다. 교회학교 교사로 15년간 섬겼으며, 현재는 순장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