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생간증

2017년 05월

상처와 아픔을 로마서로 회복하다

수료생간증 남정미 집사_ 성남제일교회

나는 26세에 예수를 믿기 전까지 교회의 ‘교’자도 싫어하고, 예수의 ‘예’자도 싫어하는 반그리스도인이었다. 이혼 가정에서 자라면서 상처도 많고, 낮은 자존감에 고집까지 셌던 나는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가출해 고등학교도 진학하지 못할 뻔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담임선생님의 사랑과 노력으로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온갖 세상적인 유흥으로 쾌락을 즐기며 그것이 마치 삶의 해답인 양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가 ‘외국에서의 삶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대학 선배 부부를 따라 어학연수 겸 건너간 영국에서 예수님을 영접했다. 그리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신 예수님 안에서 마침내 참된 안식을 찾았다. 몇 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 기도하며 교회를 찾던 중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평신도를 세워 가는 성남제일교회를 만나게 돼 신앙이 반석 위에 서게 됐다.


반석 위에 세운 신앙훈련을 경험하다
성남제일교회는 성장반, 제자반, 사역반, 그리고 JDTS까지 이어지는 훈련으로 성도를 세우고 영혼을 살리는 사역에 집중하는 교회다. 나는 청년 시절 청년부 목사님의 소개로 이웃 교회의 신실한 청년을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뜨거운 예배와 훈련이 있는 성남제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결혼 후 3개월이 됐을 때는 배 속의 아이와 함께 10여 명의 동기들과 성장반을 통해 말씀과 삶을 나누는 따뜻한 공동체를 경험했다. 이제 갓 결혼 생활을 시작한 초짜 아줌마는 선배 집사님들의 나눔과 조언을 통해 많은 위로를 맛봤다. 출산과 육아로 잠시 훈련을 주춤하고 있을 때 남편이 훈련에 참여해 우리 교회의 훈련의 꽃이라 불리는 JDTS 훈련을 받으며 주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었다. 그 결과 영적 제사장인 남편을 통해 우리 가정에 부어 주시는 은혜를 가족 모두가 풍성하게 누렸다.
2012년 가을, 연년생으로 낳은 두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다시 훈련의 은혜를 누리고 싶은 간절함과 영적 갈급함이 더해가 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뜻하지 않게 셋째를 임신하게 돼 불러오는 배와 함께 훈련에 임했다. 제자훈련은 내 신앙을 단단한 반석 위에 세우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신앙훈련을 하게 했다.
처음에는 ‘잘해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벅차기도 했지만, 훈련을 받으며 누리는 은혜가 너무 컸기에 부담감을 자연스레 내려놓을 수 있었다. 또한 마음을 활짝 열고 지체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 주씩 돌아가며 훈련생들의 집에서 식사와 함께 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여름, 제자반 수료 전에 셋째를 출산해 제자훈련을 받은 지체들과 함께 수료식에 참여할 수 없어 무척 아쉬웠지만, 사역반으로 훈련을 계속 이어가는 지체들을 마음속으로나마 응원했다.

 

사역반과 함께 고난이 찾아오다
출산 후 가을에 사역훈련을 신청해 30여 명의 지체들과 함께 훈련에 참여했다. 파릇파릇한 청년들부터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이렇게 저렇게 모인 사연들이야 같지는 않겠지만 훈련을 받겠다는 의지 하나는 동일하게 느껴져 가슴이 벅찼다. 한때는 ‘세 아이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훈련받는 것은 불가능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교회에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이 이런 편견을 깨고 과감히 하나둘씩 훈련받는 것을 보면서 도전이 됐고, 훈련에 참여했던 그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또한 사역훈련으로 신앙 회복을 간절히 소망하던 우리 가정에 큰 사건이 생겼다. 셋째가 돌이 지나 모유 수유도 끊고 날아갈 듯이 기뻐했던 것도 잠시,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넷째를 주셨다. 하지만 임신 6개월이 될 때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아이의 심장 좌심실이 거의 형성되지 않은 ‘좌심형성부전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우리 부부는 큰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남편마저 실직하고 말았다.
마치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한 것처럼 느껴져 잠시 낙심했지만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우리 부부가 쓰러지지 않도록 붙들어 주셨고, 교회와 공동체의 위로와 중보기도에 힘입어 믿음으로 견딜 수 있었다. 2015년 6월, 메르스가 한창 기승을 부릴 무렵 태어난 넷째는 3차례의 수술 실패 끝에 결국 태어난 지 50여 일이 못 돼 주님 품으로 떠났다. 넷째 임신과 출산,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메시지와 마음들이 있었지만 너무나 마음이 어려웠다. 하나님의 생명이 내게서 끊어진 것만 같았고, 숨은 쉬고 있지만 뭔가 내 안에 해결해야 될 것들이 해결되지 못해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사역훈련에 임했던 것이다.


은혜와 사랑을 준 로마서와 교회론 강의
담임목사님의 로마서 강의를 통해 진리의 말씀이 내 생각과 감정을 예리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눈을 돌려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었고, 제자반 시절부터 해 왔던 개인 말씀 묵상 또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게 됐다. 그리고 말씀을 통해 내 마음을 만져 주시고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또한 로마서 8장을 암송할 때에는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내 믿음의 고백이 돼, 마음과 삶에 깊이 새겨졌다.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사랑에서 결코 끊을 것이 없다”라는 로마서 말씀을 통해 나는 회복을 경험했다.
로마서 강의 후 이어진 교회론 강의는 담임목사님의 열정과 카리스마에 압도당하는 시간이었다. 훈련을 받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성남제일교회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저 믿는 것에 그치는 신앙인이 될 수 있었을 것이고, 우리 가정에 찾아온 고난을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깊은 상처와 아픔에 빠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훈련받을 수 있는 귀한 교회를 허락하시고, 믿는 것과 아는 것이 하나가 돼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생각하니 너무나 감사할 뿐이다.
지금은 매주 토요일과 주일마다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 삶에 어떤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실지 기대된다. 불신앙인에서 신앙인으로, 나의 열정과 의의 믿음 생활에서 하나님께서 부어 주시는 믿음과 의로, 하나님을 믿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분을 온전히 알고, 그분의 제자가 되기까지 하나님의 일하심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