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행전 우은진 기자
개나리와 진달래가 살짝 피어나고, 연둣빛 잎사귀들이 나무등걸 사이에 속살을 내비치는 3월이면,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은 분주하게 된다. 바로 73기 CAL세미나를 치르기 위한 준비로 마음이 급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CAL세미나가 열리는 장소로 더 유명해진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관장 : 옥한흠 목사)은 CAL세미나가 열릴 때마다 이곳을 찾는 400여 명의 목회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다’라는 탄성을 내지르게 만든다. 주변의 아름다운 수목 경관은 물론, 웰빙 음식과 산뜻한 객실,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교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류 호텔급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미래 제자훈련 목회자들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CAL세미나 개최 위해 최선의 섬김 활동
국내에서 1년에 3번 개최되는 CAL세미나가 열리는 날이면, 1주일 전부터 안성수양관은 거룩한 긴장감이 감돌게 된다. 플랜카드가 제대로 걸렸는지, 세미나실 세팅과 방송, 영상, 조명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식재료들의 구비는 신선한 것으로 준비됐는지, 각 숙소마다 침구류와 베개 등의 세탁은 완비됐는지 점검에 점검을 기하기 위해서다. CAL세미나를 통해 한국 교회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인 목회자들을 섬긴다는 것은 이곳 안성수양관 직원들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그래서 항상 최고의 자세와 준비로 목회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전하고자 애쓰고 있다.
현재, 수양관팀의 총 직원은 34명이다. 부서로는 관리팀, 식음료팀, 객실팀, 시설팀, 기술관리팀, 방송팀으로 모두 6개 팀이 있는데, 이 6개 팀이 한 마음이 되어 세미나 전에 모든 수양관 시설을 완비해 놓는다. 먼저 관리팀은 시설 예약과 회계, 재무, 인사를 총괄하고, 식음료팀은 고객들의 건강을 위한 위생적인 식단을 짜서 요리한다. 객실팀은 객실 청소와 침구 정돈, 화장실 등의 청결관리에 힘쓰고 있으며, 시설팀은 수양관의 각종 시설을 점검한다. 그리고 눈에 잘 안 띄지만 중요한 부서인 기술관리팀은 냉난방 등 전기기계 설비를 운영하고, 방송팀은 집회를 열기 위한 방송과 음향, 영상, 조명 등을 관리한다.
식음료팀의 김영채 팀장은 “CAL세미나가 열리면 초 긴장상태에서 4박 5일간을 보내게 된다”며 “목회자들의 건강과 입맛을 돋우기 위해 신선한 재료와 식단을 미리 준비한다”고 말했다. 방송팀의 조상용 팀장도 “저희 부서가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집회가 성공리에 잘 치러지고, 참가자들이 찬양을 즐겁게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덩달아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수양관 직원들은 참가하는 목회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반찬이 너무 맛있다’, ‘시설이 너무 깨끗하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기쁨을 맛보게 한다’ 등. 물론 방마다 샤워실이나 비데가 없다거나 가끔 춥다, 덥다 등의 불만의 소리도 듣곤 한다.
그러나 안성수양관은 이런 작은 불만의 소리도 귀 기울여 듣고, 매번 세미나 때마다 개선에 개선을 더한다. CAL세미나 때 많은 목회자들이 아침 식단으로 빵과 시리얼, 수프를 먹는 것에 부담스러워하자, 올 2월부터는 콩나물해장국이나 육개장, 곰국 등 탕 종류로 바꿨다. 트랜스지방이 많다는 사회적 우려도 있지만, 한식에 익숙한 목회자들의 아침밥상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안성수양관 유형구 지배인은 “각 부서 팀장들을 비롯해 전 직원이 하나님 앞에서 선하게 쓰임 받고자 하는 마음과 한국 교회를 섬기고자 하는 헌신이 기본적으로 다 갖춰져 있다”며 “수양관이 목회자들의 집회시설과 평신도들의 영적 쉼터로 쓰이는 장소이지만, 또 하나의 한국 교회를 섬기는 기관으로써 맡은 바 역할을 성실히 감당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교계시설 중 앞서가는 집회·쉼의 휴양지로 변모
최근 2년간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은 로비, 마당, 주차장 등 구석구석의 모습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이는 기존 교계의 기도원이나 수양관 시설 수준에서 한 차원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자, 고품격 크리스천 문화를 만들기 위한 안성수양관 나름의 노력의 결과이다.
그 뒤 배경에는 지난해 안성수양관 지배인으로 부임한 유형구 집사의 창의적인 감각과 추진력이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93년 사랑의교회와 CI위원으로 인연을 맺은 유 집사는 편집디자인실을 이끌며 한국 교회의 교회 디자인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장본인이다. 그 감각이 이제는 안성수양관을 한 단계 높아진 휴양문화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쓰이고 있다. 유 지배인은 “항상 창의적이고 역발상적인 생각을 좋아하는데, 하나님께서 지혜와 영감을 주셔서 즐겁게 수양관을 섬기고 있다”며 “이곳에 와서 즐거워하고, 잘 지내고 가는 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 변화는 안성수양관 안과 밖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수양관 안으로는 로비 내 프런트 데스크를 마련해 호텔 분위기를 자아냈고, 객실도 7년 만에 도배와 커튼, 침대를 교체해서 투숙객들에게 안락함을 제공하고 있다. 또 커피전문점을 만들어 원두커피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고, 에스프레소도 마실 수 있게 됐다. 또 최근에는 사랑플러스 서점과 매점을 분리했다.
한편, 수양관 밖으로는 농구대를 설치해 청소년들의 놀이시설을 확충하고, 주차장을 확대해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통해 밀려들 고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점은 야외에 100평 규모의 데크를 설치해, 수양관에 오는 사람들이 밖에서도 자연과 함께 쉼과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다. 새소리를 들으며 야외 의자에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각종 소그룹 모임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직원들의 친절서비스 교육과 영성훈련도 겸비
무엇보다 안성수양관이 다른 시설보다 앞서 있는 점은 직원들의 친절서비스이다. 에버랜드 서비스강사교육원에서 서비스훈련도 받아, 교계는 물론 다른 일반시설보다 친절하기로 유명하다. 또 2002년부터 자체 교육을 통해 서비스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직원들의 영성을 위해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아침에 직원예배를 드리고 있다. 사랑의교회와 같은 정신과 영성을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이곳 직원들 중에는 사랑의교회에서 성장한 직원도 있고, 또 이곳에 와서 주님을 영접한 직원들도 있다. 월요예배는 이렇듯 다양한 직원들의 영성을 하나로 묶는 시간이 되고 있다.
또 CAL세미나뿐만 아니라, 한국목회자협의회, 교회갱신협의회, 인터콥, 개 교회 수련회 등 각종 교계의 굵직한 행사들을 잘 치러내면서 직원들의 섬김도 사역 마인드로 고취되고 있다. 행사 하나하나마다 모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한 선한 집회와 행사들이기에 강의 하나가 진행되거나 찬양 한 곡이 불려져도 그 감동이 섬기는 직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초창기부터 수양관에서 일한 관리팀의 박권실 팀장은 “안성수양관에서 여러 단체의 행사들을 치러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됐는데, 평택이나 안성 시내에 나갔을 때 알아보며 인정해 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하나님이 나를 높여 주시는구나’ 하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환하게 웃음 짓는다.
또한 주일이면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물론, 인근 주변의 교인들이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기 위해 천여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려든다. 이들에게는 식사가 무료로 제공된다. 그러나 철저히 외부교인들은 예배는 드릴 수 있어도, 교인 등록은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지역 교회를 배려하기 위해서다.
안성수양관은 주 5일제 시대를 맞아 주말교회 프로그램도 강화할 예정이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위해 인터넷시설 완비, 농구대 설치, 어린이를 위한 키즈랜드와 놀이터도 마련했다. 앞으로는 독서실과 테마가 있는 놀이터, 허브농장 등도 운영할 계획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주 5일제가 되어, 교회시설로 유입되는 인파보다는 교외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래서 안성수양관은 더욱더 많은 크리스천들이 주 5일제를 일회적이고 사치스런 주말문화보다는 가족의 화목과 사랑을 도모하고, 영성과 쉼이 있는 주말문화로 보낼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 중이다. 올해 수양관 내 20~30개의 개인기도방을 마련해, 하나님과 일대일로 영적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도 그중 한 계획이다.
‘문화’와 ‘추억’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기를 희망
1988년 사랑의교회 김진석 장로가 임야 34,000평을 기증하고, 1998년 교회창립 20주년을 맞아 사랑의교회 교인들의 건축헌금을 통해 헌당된 안성수양관은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영성과 인성을 중시하는 공간으로 지금까지 사용되어 오고 있다.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 안성수양관은 앞으로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많은 교계 단체들로부터 안성수양관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자 비슷하게 모방해서 리모델링한 곳이 늘고 있고, 21세기 변화된 시대에 걸맞게 앞서서 고품격 크리스천문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이 부족해 매년 단수처리를 했는데, 근처 약수물이 여름이면 40톤가량이 방치돼 버려졌다. 그 약수물을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750톤의 물을 탱크에 저장해 정수 처리해 먹을 수 있도록 처리한 것도 그 방안 중 하나다.
실제 안성수양관 주변의 땅은 3만여 평이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적다. 구릉지 땅을 매입해야 하는 실정이라 마당이나 주차장, 숙소를 늘리는 데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한꺼번에 시설을 다 바꾸기 힘든 면도 있어서, 그동안 조금씩 리모델링하며 바꾼 시설들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조화를 이루며 연결되어 관리해야 하는 면도 있다. 섬기는 마음이 없으면 일하기 힘든 것이다. 날마다 깨끗이 치우고 청소하면 정상이지만, 조금만 안 치우면 금방 표가 나기 때문이다.
현재 안성수양관을 이용하려면 인터넷주소(http://suyang.sarang.org), 또는 한글도메인 사랑의교회수양관을 치면 된다. 홈페이지에 연간 단체 예약가능 일정이 나와 이용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매년 9월이면 연간 사랑의교회 행사일정을 먼저 받고 난 후, 외부 단체나 교인들의 행사나 방문일정을 받는데, 내부와 외부행사 비율이 30:70이라고 한다.
유형구 지배인은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듯이 안성수양관에 기독교적인 것만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를 넣어서 앞서가는 크리스천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안성수양관에 오는 모든 이들이 은혜받고, 교제도 하면서 ‘문화’와 ‘추억’을 통시에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