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행전 우은진 기자
국제제자훈련원 행정팀
‘제자훈련’과 연관해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단체가 있다면 어떤 곳일까? 그건 아마도 국제제자훈련원이 될 것이다. 어느새 한국 교회 안에서 큰 존재감으로 자리잡고 있는 국제제자훈련원은 단체가 생기기 이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던 제자훈련을 보다 체계화시켜 한국 교회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며, 이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1년에 3차례 개최되는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Called to Awaken the Laity, 이하 CAL세미나)는 현재 명실공히 한국 교회 최고의 세미나로 자리 잡았다. 이 CAL세미나가 이런 명성을 얻기까지는 자원봉사자, 목회자, 평신도 등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 하나의 그림을 그려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CAL세미나의 등록 신청부터 세미나 이후까지 총체적인 섬김의 사역을 감당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국제제자훈련원 행정팀이다.
CAL세미나 때, 우리의 일에 대한 자부심 느낀다
총 다섯 명이 동고동락 하고 있는 행정팀은 국제제자훈련원에서 13년차의 최고참 직원부터 이제 막 11개월을 넘긴 막내 직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주 업무 역시 CAL세미나의 알파에서부터 오메가까지 자질구레한 모든 사역을 챙기고 섬기는 것이다. CAL세미나가 열리는 제자훈련의 최일선에서 목회자들을 직접 섬길 수 있어 무엇보다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는 행정팀 팀원들은, CAL세미나의 참가 인원 수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보다 더 많은 목회자들을 모실 수 없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한다.
CAL세미나를 섬기는 행정팀은 바로 이 CAL세미나 등록 신청 접수 때부터 홍역을 치른다. CAL세미나가 개최되기 두 달 전부터 등록 신청을 받는데, 인원 수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원성도 듣곤 한다. CAL세미나 참가를 위한 재수, 삼수생들이 늘고 있고, 5년 이상 기다렸다는 사람들의 하소연도 자주 듣는 말이 되어 버렸다.
86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숙식을 하고 사랑의교회에서 CAL세미나가 열리던 시절에는 참가인원이 170명이었다. 그러다가 수요가 증가하자, 98년 11월부터는 안성수양관으로 CAL세미나 장소를 이전하였고 이후 400명으로 인원을 확대했다. 등록방법은 서울·경기지역은 방문 등록, 그외 지역은 전화 등록의 방법으로 받았다. 그러나 지방에서 목회자들이 등록 전날 미리 올라와 새벽부터 훈련원 앞에 줄을 서는 사태가 벌어지자, 2003년 1월 55기부터는 전화등록 방법으로 통일했다.
입사 5년차인 최유미 간사는 “CAL세미나 등록이 마감된 후에, 몇 년을 기다렸는데 세미나에 못 참가하게 되었다며 하소연하는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막상 CAL세미나가 개최되는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 도착해, 열정에 찬 목회자들의 모습을 볼 때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 주신 일에 감사하게 된다고 행정팀 팀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어렵게 천국티켓을 얻었다며 감사해하는 분들도 있고, 마치 천하를 얻은 듯이 감동해 있는 목회자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어렵게 참석한 만큼, 일단 눈빛부터 다름을 즉각적으로 느낀다. 주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CAL세미나는 고정석이 아닌데, 다른 행사와 달리 매번 앞자리부터 꽉 차는 등 참가자들의 자세부터 적극적이다. 행정팀원들은 이런 일들이 세미나 현장에서 반복되면서, 목회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고,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국제제자훈련원 내에서 어느 부서보다도 오래 근무한 직원들이 많은 행정팀은 손발도 척척 잘 맞는다. 처음에는 CAL세미나 현장에서 실수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내 일, 남의 일을 구분하지 않고, 먼저 인식하고 깨달은 사람이 일을 처리한다. 그만큼 CAL세미나가 귀중한 사역이기 때문이다.
입사 5년차인 이선례 간사도 “서로 눈빛만 봐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알기에 모두들 자발적으로 알아서 일을 처리한다”며 “CAL세미나 현장에 도착하면 매번 새로우며, 팀원들 간에 서로 협력하며 얻는 깨달음도 크다”고 강조했다.
사역의 노하우 개발하며 팀워크도 척척 맞는다
특히 CAL세미나는 첫날이 중요하다. 환영만찬 전까지 숙소 배치와 자료 배부 등을 완료해야 하고, 참석한 목회자들도 익숙지 않아서 질문도 유난히 많은 날이기 때문이다. 대신 옥한흠 목사의 광인론 강의가 시작되는 월요일 첫날 저녁 무렵이 되면 그때야 비로소 한숨 놓게 된다.
세미나를 오래 치르다 보니 여러 가지 노하우도 생겼다. 예를 들면 코골이방과 코골이 대피방 마련이 그것이다. 여러 명이 일주일 가까이 한 방을 쓰다 보니, 코를 유난히 고는 사람들을 위해 남녀 코골이방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 방에서도 못 견디고 나오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코골이 대피방이라는 재미난 방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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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운 마음과 헌신의 자세가 동반돼야 한다
올해로 13년차인 김길순 팀장은 CAL세미나의 경우,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몰리는 것을 목격한다고 한다. 한 사람의 목회철학이 바로 세워지면 교회 전체가 바뀐다는 제자훈련 철학에 공감하며 굳은 결심을 세우고 돌아가는 목회자들을 보면서, 뒤에서 돕는 입장이지만 커 다란 긍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CAL세미나를 섬겨온 김 팀장은 “옥한흠 목사님의 사역에 일익을 감당하게 된 것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면, 하나님께서 내 가정과 모든 일도 책임져 주심을 믿고 CAL세미나를 섬겨왔다”고 말한다. 늘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풍성한 보답으로 채워 주시는 은혜를 체험했다는 것이다.
이런 하나님의 은혜는 지난 86년 CAL세미나가 시작된 이래, 금방 시들해질 수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CAL세미나에 대한 한국 교회의 반응이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보며 섬기는 스태프 일원으로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한다.
실제로 CAL세미나에 참가한 목회자들은 “충격적이다”, 또는 “목회를 몇 년, 몇십 년 했는데도 이제 와서 목회철학을 정립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신학교를 졸업한 지 한참 된 일선 목회자들의 입에서 이제야 교회관과 목회철학을 정립하게 됐다는 기가 막힌 소감은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그만큼 신학교에서도, 개 교회 현장에서도 채워 주지 못했던 것을 CAL세미나에서 채워 주는 것을 목격하니, 행정팀 전체가 한국 교회를 세우는 커다란 사역의 한 부분을 감당한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CAL세미나의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개척교회나 중소형교회 목회자들의 참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 점점 해외에서 참석하는 목회자들의 수도 증가 추세다. 그래서 행정팀 팀원들은 CAL세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세미나를 섬길 때, ‘이건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안 되며, 항상 두려운 마음을 갖고 섬기는 자세로 임하게 된다고 한다.
김 팀장은 CAL세미나 참가 인원 수가 한정되어 있어 많은 목회자들이 등록 신청 때 항의하는 부분에 대해서 깊은 양해를 구했다. 단순히 강의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사랑의교회 현장이 공개되어, 참관과 실습이 병행되어 이루어지기에 인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등록 신청하는 날이면 아침 정각 9시부터 정신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국내나 해외 할 것 없이 동시에 선착순으로 등록을 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대는 통에 전화가 불통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김 팀장은 “CAL세미나를 사모하는 목회자들을 다 모실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리며, 여러 가지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2005년 3월 28일부터 4월 1일까지 64기 CAL세미나가 개최된다. 이를 위해 행정팀은 또다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행정팀은 무엇보다 영육 간의 강건함과 서로 간의 하나가 되려는 마음, 그리고 옥한흠 목사님의 사역을 최일선에서 섬기는 헌신의 마음이 늘 공급받을 수 있도록 기도를 당부했다.
CAL세미나 수료자만 만여 명이 넘어선 시점에서 이제 한국 교회를 넘어 세계 교회를 섬긴다는 자세로, 또 사역의 빈틈을 메운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작은 나사의 역할을 감당해 나가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