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행전

2005년 04월

혀 길들이기

전도행전 디사이플

나는 집에서 말이 참 없는 편이다. 친정 식구나 시댁에서도 나를 말수가 적은 사람으로 여긴다. 그래서 말의 실수도 적은 편에 속한다. 가끔은 나 자신을 억제하지 못할 그런 사건도 일어나기도 하지만, 비교적 말을 잘못하여 낭패를 보는 일은 없었다. 말실수가 많지 않은 것은 내가 지혜롭게 말을 해서가 아니라,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솔직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나는 나의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런 여러 여건들이 말수를 적게 만든 요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나 나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아이들과 남편과의 관계에서는 이 말수 적음이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양이 아니라면 질이라도 좋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렇지도 못하다. 물론 남편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겠지만, 남편은 가끔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말을 한다고 한다.
위로의 말이 필요할 때 위로의 말을 하지 않고, 칭찬이 듣고 싶은데 그냥 당연하게 말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런 불만을 내뱉었을 당시 솔직히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살아온 지금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된다. 남편과 내가 다른 성격을 갖고 있음을 각기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말은 이렇게 상대의 상황이나 성격을 이해하면 충분히 서로 맞춰 갈 수 있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후회가 든다.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하지 않고 먼저 내 생각을 전달하기만 했다. 그들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그래도 요즘은 정말 주님이 ...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05년 04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