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행전 방민경 기자
2003년 직장인들도 소그룹으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취지 아래 시작된 목양교회 드보라 다락방. 성순애 순장은 이 다락방의 순원으로 있다가, 2005년 사역반을 마치면서 순장으로 다락방을 맡았다.
순장을 서게 된 동기에 대해서 회고하는 성순애 권사는 “제 남편이 정확하고 꼼꼼한 편이라 신앙생활에서도 그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첫마디를 뗐다. 남편과 함께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2기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 말씀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것이 지금까지 왔단다. 부부가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 공동체에 대한 열린 마음, 사랑의 마음으로 보기 시작하니 남편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제는 성 권사보다 더 열심이라는 남편 길영수 집사는 성 권사의 다락방 순원들도 직접 태워오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제자훈련을 통해서 형식적이었던 예배가 살아나고, 이로부터 얻은 은혜의 원동력은 섬김으로 흘러갔다”는 성 권사는 이전에도 교회에서 직분을 받았지만 그와 상관없이 ‘30년짜리 성도’였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렇게 나를 위한 훈련에서 순장으로 서면서 섬김의 개념을 새롭게 깨달았다는 그는 본인을 향한 마음보다 순원들을 향한 마음이 어느새 더 커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순원들 대부분이 직장인이기에 많이 힘들지만,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마음과 예수님의 성품을 닮고자 노력하는 열정만큼은 어느 소그룹 못지않다고 했다.
다락방의 이모저모
3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있는 이 다락방에서는 세대 차이를 찾아볼 수 없다. 이명주 집사는 “인생의 선배들이 겪은 삶의 고난, 그 안에서 배운 신앙의 지혜를 거저 배운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세대차이로 갈등이 있기보다 선배들의 지혜를 배워 신난다는 이 집사의 다락방 시간은 그래서 더욱 즐겁다.
이경미 집사도 “사회의 여느 모임과 달리 신앙을 바탕으로 삶의 고민을 나누고 기도한다는 것, 영적 공감대의 형성이 너무 좋다”며 모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30, 40대의 젊은 순원들의 이야기에 강경분 집사는 “70살인 저를 끼워줘서 고맙다”며 겸손하게 마음을 표현했다. 순원들 덕분에 마음이 열려 다락방에 나오기 시작한 강 집사는 한 사람 한 사람 동기 같고, 하나님을 향한 젊은이들의 열심이 너무도 귀하단다. 이에 모든 순원들은 강 집사를 향해 “젊은 사람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다락방 참석에 정말 성실하시고, 먹을거리도 많이 챙겨주신다”며 어르신의 사랑에 감동을 전했다.
훈련을 권면하는 다락방
“우리 부부가 경험했기 때문일까요?”라며 말문을 여는 성 권사는 순원들의 이야기에 대답했다. 순원들은 “우리 다락방에 오면, 훈련받지 않고는 못 넘어가요”라며 입을 모았다. 이에 순장인 성 권사는 꾸준한 훈련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했다.
이영란 권사는 “제가 많이 변했죠”라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락방은 훈련의 삶을 꾸준히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삶의 공동체라면, 제자훈련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장이란다. 이 권사가 제자훈련을 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었다. 이전에는 하나님은 내 계획을 도와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훈련을 받으면서 내가 하나님의 뜻 가운데 서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내 안의 내가 죽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이 권사. “저는 잘 모르겠는데,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변했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성향이 곧 개성이라 생각했던 그는 예수님의 성품으로 닮아간다는 것에 대해 묵상하면서 성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내가 버리려고 해도 안 되는 것이 성품이더라고요.” 훈련을 통해 하나님의 만지심으로 변하기 시작한 성품은 예수님을 닮기까지 꾸준히 해가야 할 부분이었다.
“저는 남편의 변화를 봤어요”라고 말하는 안순옥 집사. “남편의 멘토 집사님이 많이 힘들어했을 때, 남편이 마음 아파하면서 며칠을 고민해 위로와 격려의 문자를 보냈다”는 안 집사는 “자매였으면 정말 질투 났을 거예요”라며 남편의 모습에 자랑스러워했다. 또 남편이 아침마다 기도하자는 제안에 함께 기도로 시작하는 하루는 자녀에게도 본이 되어, 주 안에서 가정을 세우는 기쁨이 새록새록 하단다.
“이 다락방에 들어 훈련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이에 이승미 집사는 “훈련 전에는 주일예배에 대한 성실함이 확실히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훈련을 통해 주일 설교를 열심히 듣고 요약하고, 인터넷으로 다시 듣고, 또 화요일 저녁 때는 설교 파일을 바로 프린트해서 다시 복습한단다. 친정 가족의 신앙으로 본인이 지금까지 자라왔다면, 이제는 본인 스스로 신앙을 성장시키는 힘이 생겼다.
가족 같은 다락방
모이는 것이 싫어서 다락방도 망설여졌다는 안영인 집사는 고민 끝에 다락방에 참석했다. 다락방에 참석하면서 신앙생활이 무르익으니, 남편이 집사인데도 불구하고 신앙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렸다. “영적으로 통하지 않으니 마음도 안 열리더라고요”라고 솔직히 마음을 나눈 안 집사. 그는 남편을 위해 순원들과 함께 기도했고, 성 권사의 남편은 그를 자신의 다락방으로 인도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예배에도 성실하고, 교회에도 충실하고, 믿음의 형제들과 좋은 교제를 나누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귀하다”는 안 집사는 이제는 남편에게 바라는 것이 전혀 없고, 너무너무 사랑스럽단다. 이 고백에 모든 순원들은 함께 웃었다. 기도로 함께 하고 응답에 기뻐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정말 한 가족임을 느낀 사건이 있었다는 이영란 권사는 “제가 수술을 받았는데, 회사에서 휴가를 내시고, 마취가 풀리기 전부터 하루 종일 저를 간호해 준 순장님의 사랑은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오시겠다고 했지만, 순장님이 함께 계신다며 괜찮다고 했단다. “가족이 아니기에 어려울 수도 있는데, 저는 참 좋았어요. 이것이 바로 친동기간보다 가깝다는 거겠죠?”라며 감동스러운 순간을 나눴다.
이에 “정말 가족 같아요”라는 김현정 집사는 여느 모임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감정을 이곳에서 느꼈단다. 편한 마음으로 나누면 다락방 가족들이 함께 기도해 준다는 믿음이 있다. “기도를 하니까 그 기도제목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한 것 아니겠어요?”라는 김 집사는 꾸준히 묻고 기도해 주는 다락방 식구들이 있어 행복하다.
아름다운 섬김이, 순장님
“보름이 되면 오곡밥, 여름이면 오이지, 순원들에게 봉지 봉지 나눠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장희윤 집사. 다락방이 오순도순 진행되는 것도 성순애 권사의 섬김 덕분으로 돌린다. 문희영 집사도 “우리 다락방은 순원들이 손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손목을 잡고 있는 느낌”이라고 비유했다. 지쳐서 손을 놓고 싶어도 나의 손목을 잡고 있는 옆 지체 덕분에 떨어져 방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성 순장은 “정말 제가 섬길 일이 없어요”라고 고백한다. 문자 연락 담당, 총무, 회계, 찬양 담당 등 각자 서로 분담해서 다락방을 돕고 있으니 행복할 따름이란다. 요즘 성 순장의 모터는 “우리는 흩어져야 산다”라고 했다. 10여 명이 넘는 순원들 속에서 건강하게 훈련받고 있는 사역반 훈련생들이 4명이나 있기 때문에 분가를 놓고 기도하고 있단다. 순원들 각기 아쉬운 속내를 비쳤지만, 앞으로 인도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는 마음도 큰 듯했다.
다락방에 나온 지 4주 됐지만, 점점 회복되어지고 있다는 김혜련 집사는 간호사로 섬기는 일터에서 그 회복을 느낀다. “꼭 이 모임에 오려면 많이 바쁘고 힘든 일들이 많은데, 힘들어도 참석하면 그 은혜가 풍성하다”는 김 집사는 신앙생활을 좀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새내기 다락방 순원 김 집사가 느낀 대로 이들 다락방에는 함께 모여 예배할 때 새로운 마음으로 회복하는 것을 느낀다. 그로 인해 가정과 직장에 주가 기뻐하시는 축복들이 흘러가고, 순원 각 사람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간다.
<방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