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깨운다

2020년 09월

아브라함 카이퍼, 머리가 열이고 손이 백인 개혁가 - 루이스 프람스마, 《그리스도가 왕이 되게 하라: 아브라함 카이퍼의 생애와 그의 시대》

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_ 총신대학교

최근 네덜란드 신학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헤르만 바빙크의 《개혁교의학》과 《기독교 세계관》이 번역된 것이 그 증거다. 그중 특히 아브라함 카이퍼(1837~1920)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신학자와 언론인이며 국가의 수상까지 된 그는 교회와 사회 개혁에 앞장섰던 공공 또는 공적신학(Public theology)의 원조로, 19세기와 20세기 초 서구를 휩쓸던 인본주의에 맞서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의 유명한 ‘칼빈주의 강연’은 네덜란드에서 국역되고 있다. 그의 전기와 평전도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칼빈신학교의 교회사 교수 프람스마가 쓴 본서는 그의 삶을 가장 균형 잡힌 시각으로 조명한 걸작으로 꼽힌다.


인본주의에 맞선 기독교 신앙·사회 개혁의 기수

카이퍼는 계몽사상의 산물인 프랑스 혁명(1789~1799)이 퍼트린 인본주의 사상과 진화론, 유물론, 실증주의가 유럽을 휩쓸던 시기에 교회와 사회의 개혁을 이끌었다. 부패한 절대 왕정 독재에 반발해 일어난 시민 혁명은 인간 이성의 자율성을 주장하며, 하나님과 성경의 권위를 무너뜨렸다. 하나님의 주권과 창조 질서가 부정되자, 꿈꾸던 자유, 평등, 박애의 실현 대신 계급 간 갈등과 충돌로 인한 폭력과 혁명이 이어지는 시대가 열렸다. 

네덜란드도 개혁주의 기독교 국가라는 인식을 잃고 급속히 세속화됐다. 상류층에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배교의 분위기가 창궐했다. 합리주의와 자유주의 신학...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20년 09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