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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_ 총신대학교
몸에 대한 상반된 두 태도가 오늘의 문화를 지배한다. 그중 하나가 육체의 우상화다. 몸에 좋다면 뭐든 찾아 먹기, 다이어트와 보디빌딩이 대유행이다. 한편으로는 몸을 막 굴린다. 몸을 쾌락을 추구하기 위한 살덩어리로 여긴다. 몸이 아니라 정신이 인간의 본질이라는 사상이 낙태와 안락사를 정당화한다. 성 정체성(gender)은 생물학적 몸이 아니라 감정과 의지에 따라야 한다는 이론으로,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강력히 지원한다. 이 책은 오늘의 몸에 대한 왜곡된 이해에 맞설 성경적 관점을 제시한다.
몸을 경시하는 문화, 몸과 인격의 분리
낸시 피어시는 《완전한 진리》와 《세이빙 다빈치》로 유명한 신학자요 작가다. 그녀는 《위대한 설계, 그 흔적들》에서 보여 준 것처럼 생물학과 철학, 윤리학에도 조예가 깊다. 저자는 이 책에서 또다시 ‘세속 윤리와 상식의 이면에는 그것을 추동하는 엔진에 해당하는 세계관’이 있음을 강조한다. 핵심 관심사는 몸과 인격을 분리시키는 이분법의 폐해다. 그것은 플라톤에서 비롯돼 17세기에 데카르트가 정립시킨 사상에 근거한다. 이들은 인간의 본질은 몸이 아니라 정신에 있다고 가르쳤다.
이런 사상에 기초한 문화는 몸을 물건으로 취급한다. 몸을 사랑하지 않는 세계관은 생명을 경시하는 죽음의 문화를 낳는다. 이른바 ‘사람됨 이론’은 인격을 ‘인지 기능과 의식’으로 규정한다. 몸은 생물학적 기관일 뿐이다. 여기서 몸과 생명을 마구 다룰 근거가 생긴다.
무절제한 성적 방종의 문화도 몸에 대한 경시에 근거한다. 몸은 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