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깨운다

2023년 12월

민주주의 영적 토대는 낯선 이들을 향한 열린 마음 -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파커 팔머 / 글항아리)

문화를깨운다 신국원 명예교수_ 총신대학교






민주화 이후 정치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다. 시민을 분열시키는 나쁜 정치가 판친다. 파괴된 공동체를 회복시킬 방안이 있을까?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의 저자 파커 팔머는 현실에 대한 비통한 마음을 품은 이들이 뭉쳐 민주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을 쓴 사회 운동가다. 그는 ‘용기와 회복을 위한 센터’에서 인문학 교육에 앞서고 있다. 미국 시민 사회와 고등 교육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은 공적 삶의 강화

민주주의는 깔끔하거나 조용할 수 없다. 독재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자유롭고 창의적인 갈등을 통해 발전을 이룬다. 다양성과 비판을 허용하기에 변화와 위협에 유연히 대처할 수 있다. 세상 사람 모두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대화가 가능한 이들이 60~70%면 민주주의가 곤경을 벗어나는 데 충분하다. 전체주의 사회만 갈등을 추방한다. 갈등은 민주주의의 적이 아니라 엔진이다. 민주주의는 갈등을 창조의 에너지로, 공공선을 향한 출구로 바꿀 수 있는 실험실과 같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동네와 학교, 기업과 시민단체, 종교 같은 공적 영역이 사적 층위와 정치 사이의 완충 지대로 작용한다. 정치가 두렵고, 무력하다고 사적 영역에 집중하면 비민주주의적 힘이 공적 영역을 장악한다. 공적 삶이 영위되는 길거리 모임, 시위, 종교, 자발적 결사가...

* 더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23년 12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