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1년 03월

3월 신간소개 - 《삿포로의 빛나는 십자가》

북&컬쳐 편집부

하늘에 사로잡힌 사명자의 기도

《예언자의 기도》(월터 브루그만 / 비아)


기도가 잘되지 않을 때, 종종 시편 말씀을 찾아 읽게 된다. 영적 스승들의 기도문을 읽다 보면 메말랐던 영적 영감이 차오르며, 하나님께 나아가 우리의 삶을 아뢰고 영적 감각을 재조정하고픈 의욕이 생기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성경신학자이자 구약성경 해석의 권위자인 월터 브루그만은 그런 우리를 위해 친절한 기도집을 내놓았다. 그가 에덴신학교와 콜롬비아신학교 교수 시절에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드린 기도를 모아 놓은 이 책에는 유려하고도 아름다운 언어로 하나님께 드린 찬미와 주께 삶을 맡기는 겸손한 지혜가 들어 있다. 또한 기도에 대한 그만의 유용하고도 은혜로운 통찰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특히 공적인 자리나 대중 앞에서 드리는 기도는 예술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예술적이라는 것은 미사여구가 많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듣는 구성원들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면서도, 동시에 각자가 자신의 기도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탁월함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하늘 소망에 사로잡힌 사명자이자,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그의 탁월한 기도문을 읽다 보면 우리의 일상을 시작하기 전 드리는 기도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기도를 통해 주님께 순종하고 은총을 갈구하면서, 신앙과 이성의 균형을 찾기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꼭 안아주세요》(이경림 / 규장)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수용자 자녀와 가정을 돌보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의 이야기가 신간으로 발간됐다. 저자는 달동네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시작으로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서 23년간 빈곤 아동을 섬기다가, 2015년 세움을 설립했다. 그녀는 책을 통해 하나님께서 세움으로 인도하신 과정, 세움이 감당하고 있는 사역들, 이를 통해 회복된 아이들과 가정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책에는 수용자의 가족이 소중한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기를 바라는 소원이 담겨 있다. 또한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는 죄인일 뿐이라는 사실과, 끝까지 인내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묵상하게 한다. 세상의 편견과 비난 속에서 가족의 죄를 짊어진 이들의 이야기가 마음을 저릿하게 만들다가도, 그들을 향한 화살이 우리로부터 나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자극적인 이슈를 만들고 소비하는 현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과연 세상과 구별된 모습일까.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통해 연약한 자를 돕는 것이 바로 주님을 섬기는 일임을 나타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 25:40). 우리 주변에 있는 ‘지극히 작은 자’는 누구일까. 그를 볼 수 있는 눈과 마음, 섬길 수 있는 손과 발을 깨워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백지희 기자>




믿음의 순례자들의 영성을 본받아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이동원 / 두란노)


지구촌교회 원로목사인 이동원 목사는 존 번연의 고전 《천로역정》을 자신의 신앙과 목회철학의 동행자로 여기며, 《이동원 목사와 함께 걷는 천로역정》, 《영성의 길》을 통해 원작의 주인공인 크리스천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했던 순례자들이 발견한 영성과 지혜를 꾸준히 소개해 왔다. 그 시리즈의 세 번째 신간 《천로역정과 하나님 나라》는 《천로역정》 1편과 2편에서 발견한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13가지 사역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은 주님이 주신 은사와 재능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믿음의 순례자들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섬길 수 있는지에 대해 친절히 안내한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와 복음의 핵심에 대해 다시 한 번 정의 내리고 있다. 저자는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으로, 주기도문의 핵심이 바로 ‘하나님 나라’임을 강조한다. 또한 《천로역정》 속 믿음의 순례자들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 짚으면서,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이야기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이뤄지기 위해 내가 섬겨야 할 부분이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성도라면 이 책에 문을 두드리라. <박주현 기자>




일본의 한 영혼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체험하다

《삿포로의 빛나는 십자가》(이수구 / 좋은씨앗·omf)


선교사의 무덤으로 알려진 일본에서 25년간 선교 사역을 펼친 이가 있다. 바로 일본복음선교회(JEM) 대표 이수구 선교사다. 그는 최근 《삿포로의 빛나는 십자가》라는 책을 냈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사역한 톤텐교회와 삿포로 국제그리스도교회에 세상에서 따돌림당하는 지체들, 청각 장애인, 사회생활을 거부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히키코모리를 둔 부모들을 보내 주셨다. 저자는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영혼들과 탁구도 치고, 눈도 치우며 함께 성경도 공부하고 하나님을 예배했다. 권위적인 이방인 선교사가 아닌, 그들의 삶 곁에서 함께 울고 웃었다. 부흥이란 말과는 거리가 먼 일본에서 성도 수의 부흥은 물론, 교회 건물과 땅까지 사고, 주차장에 장례식장까지 완비했다. 그때마다 하나님의 섭리와 살아 계심을 체험했다. 그가 섬긴 삿포로 국제그리스도교회는 ‘국제교회’라는 이름답게 일본인, 한국인, 중국인, 러시아인 등이 모여 예배드렸고, 퇴임 순간에는 일본 목회자에게 물려주는 모범이 됐다. 저자는 “한 영혼이 구원받는 과정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모두 소중하다”며 일본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한다. 삿포로에는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국제그리스도교회 꼭대기에 십자가가 빛을 내며 서 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그 십자가에서 일본인의 구원을 위해 동참할 이들을 기다리시는 것 같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