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1년 04월

4월 신간소개 -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외

북&컬쳐 편집부

노련한 안내자를 따라 걷는 책 속의 길

《책의 미로 책의 지도》(송인규 / 비아토르)


목회자라면 설교나 강의를 준비하며 적어도 한두 권의 책을 들춰 보게 되고, 사적인 탐구를 위해 책을 찾는다. 그러다 보면 책 속에서 길을 잃거나 예상치 못한 보물을 발견하는 경험도 하게 된다.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은 이러한 책과의 사귐을 ‘책이 내게 길들고 나 또한 책에 길드는 일’로 표현한다. 3만 권이 넘는 책을 소장하고 있는 그는 책의 보관 장소를 집에서 독립시켜 ‘책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책의 미로 책의 지도》는 그의 책집에 관한 에세이이자 그리스도인을 위한 책 안내서다. 1부에는 송 소장이 40여 년간 책을 탐독해 온 과정과 책 읽기의 목적, 책을 분류하는 노하우 등이 담겨 있다. 2부에는 크리스천 마인드, 세계관, 영성, 학문과 신앙, 성경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별로 책을 추천한다. 고전이 대부분인 점은 다소 아쉬우나, 신학 교수로서 오랜 기간 치열하게 연구하며 검증한 책들이라 신뢰가 간다. 한편, 송 소장은 그리스도인에게 책 읽기가 중요한 만큼 책을 우상화하지 않도록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지식 획득의 즐거움이 그 자체로는 선하고 아름답지만, 우리의 타락한 본성과 짝을 지으면 지식에 대한 욕구조차 매우 고등한 형태의 집착과 탐욕으로 둔갑할 수 있다.” 책의 미로 속에서 노련한 안내자를 만나고 싶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백지희 기자>




세상 핍박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베소에서 보낸 일주일》(데이비드 드실바 / 이레서원 )


이 책은 1세기 말 로마 제국의 그늘 아래 살아가던 에베소 그리스도인들의 일주일을 다룬 소설이다. 당시 에베소는 서머나, 버가모와 더불어 로마 속령 중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그중에서도 에베소는 많은 무역품이 오가는 상업의 중심지로 경제적으로 부흥했으며, 황제와 아데미 여신을 숭배하는 찬가로 가득한 항구 도시였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에베소의 그리스도인은 창조주 되신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세상과 타협하라는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 드실바는 로마 시대 에베소의 세태를 사실적으로 그려 내며, 1세기 그리스도인이 맞닥뜨린 고난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다. 황제 숭배 제의에 참여할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 우상의 고기를 먹을 것인지 삼갈 것인지, 경제 활동에 참여할 것인지 사회에서 소외될 것인지 등을 성경 속 인물인 트로피무스(드로비모), 가상의 인물인 데메트리우스 등 다양한 인물들의 고민과 결단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시대가 변해도 그리스도인을 향한 우상 숭배의 유혹과 세상의 비난은 끊이지 않는다. 1세기 말 예수님의 제자들이 하나님께 순종하려고 애쓰던 몸부림을 바라보며, 믿음을 지키며 살아간 이들의 모습이 내게 어떤 도전과 소망을 주는지를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박주현 기자>




가정에 막힘없는 은혜가 흐르게 하라

《우리 가족 성경 탐험》(데이비드 머리 / 두란노)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화목하게 예배드리는 풍경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갖는 로망일 것이다. 특히 위드 코로나 시대 속 부모의 신앙적 멘토로서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가정예배에 대한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신간 《우리 가족 성경 탐험》은 가정예배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있으나 어떻게 드릴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스마트한 가이드북이다. 이 책은 먼저 우리의 가정예배가 그동안 꾸준히 드려지기 힘들었던 원인을 분석해, 그에 따른 솔루션을 책의 구성과 콘텐츠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일관된 매뉴얼 없이 막연하게 드렸던 가정예배를 변화시키고, 가정 안에 막힘 없는 말씀의 은혜가 흐르도록 돕는다. 매일 성경 본문 5절 정도의 분량을 바탕으로, 분명한 주제 의식과 방향성을 가진 질문에 간단한 해설도 더해 메시지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게 한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쉬운 수준으로 구성돼 있고, 가족끼리 붙들어야 할 말씀의 핵심 교훈을 명확히 정리하며,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돕는다. 게다가 이 책을 따라 52주간 가정예배를 드리면 성경 전체 본문을 다루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기쁨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 건강한 영성 관리를 해 나가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자녀는 하나님 앞에 선 내 모습을 비추는 거울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이재철 / 홍성사)


최근 어느 유명 목회자의 설교보다 더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한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자칭 ‘방구석 가수’ 이승윤 형제가 그 중심인물이다. 이 형제와 함께 불황기에 빠졌던 서점가에 이슈가 된 책이 있다. 바로 이재철 목사가 26년 전 출간했던《아이에게 배우는 아빠》의 개정판이다. 이 책은 이재철 목사가 이승윤 형제를 비롯한 4명의 아들과 보낸 어린 시절 추억과 함께,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묵상집이다. 책에는 저자가 하나님께 선물로 받은 네 아들과 지낸 11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고, 작은 일상에서도 말씀대로 아이들을 양육하려 했던 아빠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4명의 아이들이 던진 말 한마디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비춰 보는 거울로 삼는다. 저자는 “아이들은 때론 욕심도 부리고, 떼를 쓰기도 하지만, 이내 자신의 의지를 꺾고 부모의 말에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마치 하나님 앞에 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라고 회고한다. 바쁜 목회 사역 중 4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말과 추억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며 사랑을 전해 준 아빠 이재철 목사의 새로운 면모가 엿보인다. 우리 아이와는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며 읽어볼 만한 책이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