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편집부
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는 같다?
『알라』(미로슬라브 볼프 저/ Ivp)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와 이슬람. 이 두 종교는 문화와 정치, 윤리, 영토, 자원 등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신념과 생활양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로 인해 그리스도인과 모슬렘은 오랜 역사 가운데 갈등을 빚어왔고, 지금도 서로를 대적하거나 선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모슬렘이 믿는 신은 무엇이며, 그리스도인이 믿는 하나님과 어떤 점이 다른가? 미로슬라브 볼프는 이 책을 통해 코란의 신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과 반응을 제시한다. 그의 관점은 과격파 이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주류 이슬람 패러다임에 집중돼 있으며, 구원론이 아닌 정치 신학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의 목적이 모슬렘과 그리스도인이 각자의 신념에 충실하면서도 평화롭게 공존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인과 모슬렘이 한 분의 동일한, 유일하신 하나님을 예배한다고 말한다. 신에 대한 신념은 여러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사랑의 대상은 동일하며 양쪽 모두 신을 자애롭고 공의로운 존재로 묘사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코란과 토라, 신약성경을 연결하는 계명이 “네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임을 짚어 준다. 그러나 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 두 종교 사이의 깊은 갈등의 골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말씀을 따라 모슬렘을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그리고 공존에 대한 고민이 이슬람 진영에서도 활발히 일어나 두 종교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선포하며 공공선을 추구하게 되길 소망해 본다. <백지희 기자>
시대성의 유혹에 저항하라
『선지자적 반시대성』(오스 기니스 저/ 이레서원)
어렵고 지루해 보이는 제목과는 달리 『선지자적 반시대성』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보통 ‘선지자적’이라고 하면 은사를 받아 예언하거나, 현실에 급진적인 자세로 비판하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선지자적 반시대성’을 지니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숙명과도 같다.
오스 기니스는 그의 저서 『소명』, 『회의하는 용기』에서처럼 이번에도 시대를 꿰뚫는 통찰력을 보여 준다. 그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인식하는 ‘시간’이 우리를 얼마나 얽매고 있는지, 나아가 우리의 신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야기하며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복음주의자라고 주장하는 그리스도인들조차 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논리가 전개될수록 독자들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적합성’을 추구하지만, 어째서 시대의 유혹 속에서 왜곡된 적합성에 함몰되고 있는지 고찰하게 된다.
오스 기니스는 “예수의 제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독립적인 사고와 순결한 삶을 방해하는 현대 세계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우리의 심층적인 필요는 세상의 요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에 의해 형성되어야 한다”고 독자에게 권면한다.
한 시대 속에 살면서 그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틀을 깨고 영원하신 하나님께로 시선을 돌릴 때, 우리는 시대의 유혹에 저항하는 선지자로서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방선주 기자>
나의 끝, 진정한 삶이 시작되는 곳
『나의 끝, 예수의 시작』(카일 아이들먼 저/ 두란노)
“우리가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이 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약점이야말로 하나님의 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완벽한 배경이다. 당신의 약점은 무엇인가? 외모? 나이? 두려움? 상관없다. 실격 이유들을 다 하나님 앞에 내려놓으라. 당신의 끝으로 가라. 그곳이야말로 하나님께 온전히 쓰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니!”
누구나 잘 먹고 잘 사는 삶을 꿈꾼다. 세상은 ‘나’를 위해 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끝없이 달리며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간다. 그러다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한다. ‘아, 너무 멀리 왔다.’ 사실 그리스도인이 마음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꿈꾸는 삶은 이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진짜 제자 된 삶은 언제 시작될까? ‘세상과 나는 간 곳 없고 구속한 주만 보이도다’라는 찬양을 진정 고백하게 되는 때, 바로 벼랑 끝, 삶의 가장 밑바닥에 다다랐을 때다.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서 ‘나의 끝, 예수의 복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주제로 산상수훈의 팔복 중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마음이 청결한 자가 갖는 복을 집중적으로 살피며 기독교의 역설적인 행복을 나눈다. 후반부에서는 비워진 곳을 채우는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 앞에서 시작되는 회복, 실패가 사명으로 사용될 때를 말하며, 삶에서 예수의 역사가 시작되는 지점이 어디인지 명확히 짚는다.
예수의 죽음과 고난이 끝난 지점에서 생명과 부활이 시작됐다. 다 끝났다고 생각될 때 비로소 복음이 살아난다. 내 안에 주님을 진정으로 모시는 유일한 방법은 내 자아를 끝내는 것뿐이다. 절망 속에서 신음하는 그리스도인들이여, 예수님의 실재를 만나라. 그리고 진짜 삶을 시작하라. <김하림 기자>
삼위일체의 선하신 하나님을 바라보라!
『선하신 하나님』(마이클 리브스 저/ 복있는사람들)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대부분의 성도들은 삼위일체의 의미와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선하신 하나님』은 삼위일체를 다룬 책 중 압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위일체 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더라도,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성부, 성자, 성령 이 세 분이 없으면 우리의 신앙과 삶은 균형을 이루기 힘들고, 선하신 하나님을 제대로 바라보기도 힘들다.
마이클 리브스는 유니온신학교의 신학 교수로, 전통 교리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되살려 내고, 신론, 기독론, 구원론 등 조직신학과 인간학에 관심이 많은 저자다. 실제로 기자가 달라스 윌라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직접 만나 인터뷰한 해외 저자인데, 특유의 영국식 영어 발음과 허리를 꼿꼿이 세우며 말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
이 책은 1장 창세전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셨는가, 2장 창조, 흘러넘치는 성부의 사랑, 3장 구원, 자신의 것을 나누시는 성자, 4장 그리스도인의 삶, 아름답게 하시는 성령, 5장, 여호와여, 신 중에 주와 같은 자 누구니이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병훈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 조직신학)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말하면서도 전문적인 신학 용어를 동원해 교리적 논쟁을 제시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저자는 둘러앉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다양한 비유를 들며 정확한 교리의 선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이 건조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