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백지희 기자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대구 내일교회 이관형 목사의 인생 여정에서 때마다 방향을 잡아준 책은 그에게 길동무 혹은 가이드와 같았다. 하지만 그는 한 책을 절대시하거나 한 작가에 편향되려 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과 성경 말씀만을 변하지 않는 진리이자 목표로 붙잡고, 책에서 긍정적인 것은 취하되 부정적인 것은 버리려 한다. 시기별로 그와 함께했던 풍성한 책 이야기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대학 시절, 어떤 책들을 주로 읽었는가? 물리학을 전공하고, 내수동교회 대학부 2세대로 섬기던 당시 나의 독서는 ‘이성’과 ‘부흥’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것이었고, 프란시스 쉐퍼의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신앙과 이성을 분리할 때 기독교는 무너진다”는 그의 논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신앙뿐 아니라 이성의 지배를 받는 일상생활 전 영역에 적용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또한 김진홍 목사님의 책 『새벽을 깨우리로다』와 그분의 설교를 접하면서 삶의 방향을 잡게 되었다. 낮은 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삶으로 보이신 그분의 영성을 보며, 나도 그러한 영적 리더십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신학을 전공하면서는 어떤 책을 접했는가? 정통 신학과 민중·해방신학, 두 분야의 책들을 고루 읽었다. 전자의 경우, 메이첸이나 마틴 로이드 존스의 책들을 주로 읽었는데, 특히 “하나님의 전적인 부흥이 인간의 근본을 바꿔야만 사회 개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로이드 존스의 도전을 통해 사회 참여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설교에 있어서도 로이드 존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편, 민중·해방신학의 창시자 구스타보 구티에레즈의 “누군가를 부요하게 하기 위해선 가난해져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현장의 뿌리를 함께 볼 수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또한 캐나다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하며, 헨리 나우웬과 유진 피터슨의 책을 통해 말씀을 중심으로 한 깊고 잠잠한 영성에 도전받기도 했다.
독서습관은 어떠하며,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 정해진 시간에 책을 읽는 편은 아니고, 주로 업무 관련 시간에만 읽는다. 강해서나 탁월한 학자들의 책은 강의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히 정리하면서 보고, 간증집도 많이 보는데 속독하는 편이다. 간증집을 보는 이유는, 말씀이 성도들의 삶에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가장 큰 텍스트는 성경과 성도들의 삶이다. 그래서 성경을 깊이 묵상하는 동시에 성도들의 삶을 깊이 있게 공감하며, 그들이 진 짐을 부분적이나마 함께 지려고 노력한다. 목회에 대한 책들은 읽긴 하지만 참고만 한다. 세계적인 다양한 도전도 필요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장에 충실하자는 생각이다. 말씀과 성도들을 사랑하며, 가장 우리다운 현장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싶다.
독서에 대해 권면한다면? 목회자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자기 세계에 고정되는 것이다. 독서는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따라서 책을 함부로 판단하기보다는 깊이 정독하되, 작가가 아닌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 되어 여유 있게 읽어야 한다. 긍정적인 건 받아들이되 부정적인 건 버릴 수 있는 용기와 균형도 필요하다. 목회자는 개인뿐 아니라 성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책 안에 있는 관념화된 요소를 경계하고, 책이 타인을 판단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독서는 오직 회개와 사랑으로 덕을 세우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백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