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2년 07월

목양실 인터뷰_장계교회 홍도표 목사

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난다. 그때 미처 정리되지 않은 거칠거칠한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로 나아가는 것, 바로 그 통로가 되어 주는 독서 이야기를 장계교회 홍도표 목사의 서재에서 들어보았다.
  
‘내 인생의 책’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은 무엇인가?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산상설교집』이다. 그의 저서 중 한국에 처음 소개됐던 이 책을 통해 전혀 새로운 신앙의 깊이를 배웠다. 당시 영국 교회의 상황과 시대정신에 맞서 철저히 외롭게 싸웠던 그의 저서들을 읽으면서 삶의 원리와 교리가 사라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배울 점들을 던져준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를 통해 조나단 에드워즈, 로버트 맥체인,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와 같은 청교도들의 서적을 접하게 된 것도 감사하다.

청교도 서적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지금도 마음의 에너지가 사라지고 힘이 들 때 그들의 전기와 저서를 읽는다. 로버트 맥체인 목사님의 경우, 그가 강단에 설 때마다 설교를 시작도 하기 전에 회중 가운데 거룩한 흐느낌이 있었다고 한다. 그가 방금 만나고 온 하나님의 임재를 회중이 느꼈기 때문이다. 청교도 서적을 읽으면 이러한 깊이를 만나게 된다. 청교도들이 가졌던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고, 나도 그런 마음으로 다시 서야겠다는 각오를 갖게 되면서 상한 마음이 새로워진다. 오늘날은 변화의 시대지만, 그 깊이가 너무 얕아 공허함을 느끼기 쉽다. 이러한 때 청교도 서적을 읽는 것은 깊은 우물을 파는 독서가 되어, 높아진 마음이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겸손해지는 참 기쁨을 경험하게 한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마틴 로이드 존스의 강의를 정리한  『청교도 신앙, 그 기원과 계승자들』, 『시대의 표적』, 『진리로 하나』라는 세 권의 책이다. 이 시대의 교회와 역사의 흐름에서 우린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책들이다. 그리고 마이클 몰리노스의  『영성 깊은 그리스도인』이란 책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서 그는 ‘내면의 무적의 요새’라는 내용을 언급하는데, 환경과 상황에 의해 휘둘리지 않으려면 내 안에 강한 요새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영성이라는 것을 1600년대 사람인 그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책은 엘리자베스 엘리엇의  『영광의 문』이다. 짐 엘리엇의 삶과 순교도 도전을 주지만, 나는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 엘리엇이 마지막에 “그러나 지금도 나에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답이 주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은혜를 받았다. 나 역시 갑작스런 아내와의 사별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고, 아픈 부분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너무 일찍 해피엔딩으로 결론 내리는 다른 간증집보다 가슴의 쓰림을 외면하지 않는 그의 믿음이 내게 위로가 되었다.
    
목사님에게 독서란 무엇인가? 생각과 느낌을 자극시켜주는 것, 책에 의해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자극을 통해 결국 나의 생각과 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독서이다. 그리스도인이 세속에 휩쓸리지 않는 저항정신을 갖는 것이 거룩인데, 책을 분별하여 읽는 것, 특히 복음적이지 않은 신앙서적과 책 속에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읽는 것도 거룩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에디슨이 언급한 ‘99%의 노력과 1%의 영감’에서 99%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노력을 완성하는 1%의 영감, 마치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며 ‘생각나는’ 것, 즉 인사이트가 굉장히 중요한데, 독서는 나에게 그러한 인사이트를 준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