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2년 01월

나의 독서는 ‘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_브라질 아과비바교회 고영규 목사

목양실인터뷰 유민주 기자

역사가 토인비는 일찍이 브라질 상파울루를 ‘인간 시장’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이 도시에서 CAL세미나를 개최할 정도로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꽉 붙잡고 가는 목회자가 있다. 브라질 교회와 함께 열방을 향한 선교의 동역자로 나아가고 싶다는 아과비바교회 고영규 목사의 독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특별한 독서 방법이 있는가  나는 성경을 읽으며 ‘책 속으로 들어가는 비밀’을 배웠는데, 바로 ‘영혼의 탈바꿈’을 시도하는 것이다. 내가 요셉이 되어 보면, 나의 어려움은 별것 아니었다. 또 다니엘이 되어 보면 나의 한심한 날들과 억울함을 지울 수 있었고, 모세의 40년을 생각하면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수년을 인내할 수 있었다.
이 방법을 독서할 때도 적용한다. 우선 좋은 책을 선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먼저 책을 아주 빨리 읽는다. 그래서 좋은 책을 발견하면, 내가 저자, 혹은 주인공이 되어 아주 천천히 정독을 한다. 이를테면 영화화, 또는 연극화를 하는 것이다. 더불어 도전을 주는 글, 좋은 문장, 동감하는 부분을 메모해 둔 뒤 책별로 정리해, ‘나의 독서’라는 파일을 만들어 놓는다. 여기에는 ‘나의 실패학’이라는 것도 포함되는데, 책을 읽으며 ‘아, 나는 이런 이유로 그때 실패했었구나!’ 하고 깨달아지는 부분들을 기록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목회하고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고 있나 브라질에서 목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포르투갈어, 영어, 한국어, 그리고 약간의 스페인어 서적을 읽는다. 전에는 포르투갈어 서적과 영어 서적의 분량이 많았으나, 최근 5~6년 전부터는 강준민 목사나 이어령 교수 같은 좋은 한국 저자들을 뒤늦게 만나 또 다른 기쁨을 누리고 있다. 브라질 서적과 영어 서적은 나름대로 정기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 문제는 한국 서적이다. 그래서 한국 방문 시 제일 무거운 게 책 보따리이고, 한국인 성도들이 고국 방문 시에 두세 권의 책을 사와 선물로 주기도 한다.

이민 목회를 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책이 있다면 한인들과 한인 2세들, 그리고 브라질인들과 아과비바교회를 세우면서부터는 여러 인종과 다국적 문화를 뛰어넘기 위해 ‘인간학’에 관한 서적들을 많이 읽었다. 그중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사람과 사람 사이』, 『인간이란 무엇인가?』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하비 콕스의 『예수 하버드에 오다』를 통해서는 상파울루 도시 중심가에서 사역하는 데 있어 좀 더 적극적이고 실천신학적인 요소들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프란시스 쉐퍼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이민 교회의 역사성 회복을 위한 바탕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로서 앞으로의 비전은  “온 세계가 다 무너져도 이것을 놓을 수 없다고, 이것을 위해 살고 이것을 위해 죽겠다고 하는 목표를 찾아야 한다”라는 키르케고르의 말처럼,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끝까지 붙잡고 나아가고 싶다. 이제는 총체적 디아스포라를 향한 선교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아랍권, 유대인, 중국인, 아프리카인, 이슬람권 등 많은 민족이 모여 있는 이 브라질 땅에 훈련받은 제자들이 들고일어나, 열방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선교의 동역자로 함께 나아가길 소망한다.  <유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