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0년 04월

워싱턴 새비젼교회 윤대식 목사

목양실인터뷰 안소영 기자

독서는 나의 탐구이자 산책이다


자신은 책벌레의 수준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언제 어느 곳에 가든지 책 한 권은 꼭 들고 다닌다는 윤대식 목사. 독서가 자신의 탐구이자, 산책과 같은 즐거운 휴식이 된다는 말을 보면 분명 책을 상당히 즐거워하는 이임에는 틀림없다. 고전과 마틴 로이드 존스를 좋아하는 그와의 짤막한 인터뷰다.


요즘 읽은 책 중 가슴을 울렸던 책이 있는가? 토저의 『임재 체험』을 인상 깊게 읽었다. 목회를 하고 설교를 하고 훈련을 하면서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심이 어떻게 내 삶과 사역에 드러나야 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하나님의 임재를 항상 경험하고 살고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이 도움을 줬다. 인상적인 문장이 “거룩함을 거부하고 행복만을 추구한다면 그 사람은 육신적인 사람이다”이었는데, “거룩함이 빠진 행복은 참 행복이 아니다”라고 나 나름의 표현으로 바꿔 묵상했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책이 궁금하다 고1 무렵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읽었다. 그 책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과 나의 속사람이 어떻게 같아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촉발시켰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 말로 표현할 때는 늘 좋게 포장하나, 그 모습은 실제 속사람과 큰 간격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주제는 내 안의 큰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즈음 읽게 된 『참회록』과 『그리스도를 본받아』가 답을 주었다. 『참회록』을 보면서 내 안에 있는 속사람에 대해 철저히 참회하고,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통해 자기를 부인하고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 그 답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내가 자기 자신을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내 안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라는 구절은 그 시절 주로 내가 묵상했던 문장이었다. 그 책들은 나를 분명 영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개인적인 독서 습관이 있는가? 집중적으로 읽어야 할 책도 있고, 과중한 업무에서 벗어나 산책을 하는 의미로 책을 읽기도 한다. 보통 일주일에 4~5권의 책을 읽게 되는데, 집중적으로 읽어야 할 책은 새벽기도를 마치고 말씀을 연구할 때 읽고, 가벼운 책들은 자투리 시간에 즐겨 읽는다. 약속이 있거나 밖에 나갈 때면 항상 책을 갖고 가서 누군가를 기다릴 때 읽는 것이다. 이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설교를 거의 한 달 전에 준비를 해놓기 때문인 것 같다. 다음 주 설교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책을 읽을 여유가 있다. 또 하나는 “독서 남김”을 하는 편이다. 오래 기억하거나 사역에 필요하다 싶은 책의 구절들은 내 나름의 표현으로 바꿔서 정리해놓는다. 그렇게 하면 그 말은 내 말이 되고 내 사역의 도구가 된다. 내 표현이면서도, 내가 그 글을 읽으며 생각해놓았던 것을 담아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토저의 구절을 나름대로 표현한 것도 그 같은 예다.


후배 목회자에게 독서에 대해 꼭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나는 목회를 종합예술이라 생각한다. 목회자는 다양한 부분에 있어 박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균형을 잃는다. 성도들은 다양한 세계 속에 살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여백의 시간을 활용해서라도 독서하는 습관을 갖고 영적인 깊이를 위해 영적 고전을 탐구하길 바란다.


제자훈련을 할 때 특별히 빼놓지 않는 책이 있는가 미국이라 독서에 대해서 강조를 많이 못한다. 그러나 꼭 읽히는 책이 있는데, 『내 마음은 그리스도의 집』이다. 나 역시 일 년에 두 차례는 읽는다. 목회를 하면서도 두 갈래 길로 살 수 있다. 성공과 야망이냐, 아니면 하나님의 비전이냐.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따라 살기 위해서 나도 끊임없이 주님의 주재권을 생각한다. 내 모든 것을 항상 하나님께 명의이전 되었음을 기억하기 위해서 말이다.


마음을 울린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해 달라 이 글귀는 잊히지 않는다. 짐 그래함의 『기도』에서 나온 말인데, “당신의 믿음의 수준은 당신의 기도의 수준을 결코 뛰어넘지 못한다”이다. 내 기도의 수준이 곧 내 믿음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