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0년 05월

대구 동신교회 권성수 목사

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생명의 약동이 있는 독서, 저자의 정신을 읽어야 한다


변화의 흐름 속에 ‘내가 어디에 있는가’와 ‘한국 교회가 어디에 와 있는가’를 깊이 의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하는 대구 동신교회 권성수 목사. 모든 사상과 지혜의 절대적인 원리인 성경 말씀으로 현실을 해석해야 하는데, 그 현실을 인식하려면 반드시 독서를 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독자로서, 저자로서 밝히는 그의 독서 원칙과 유익에 대해 들어보자.


최근 인상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 달라스 윌라드의 『마음의 혁신』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과 우리 교회, 그리고 한국 교회에 계속해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한국 교회가 정체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이것을 극복하고 도약하려면,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마음부터 변화되어야 한다. 또 하나는 Joel C. Rosenberg의 『Inside the Revolution』이라는 책이다. 이슬람 안의 극진파와 개혁파 그리고 부흥파, 이 세 그룹의 혁명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지금 이 세 그룹이 무시무시한 싸움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이슬람 혁명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이슬람이 우리의 선교 대상임을 보여주는데, 시대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감명 깊게 읽었다.


평소 독서 생활은? 성경은 하루에 10장씩 읽고, 새벽 묵상 이후에 독서를 한다. 책을 읽을 때 분야별로, 주제 중심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경향이 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하면, 그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다. 또한 세계 교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책들에 관심이 많다. 세계 교회의 흐름과 역사 속에서 한국 교회를 보는 것이 중요하고, 어떻게 하면 한국 교회가 쇠퇴하지 않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년에 한번 미국에 갈 때마다 목회와 여러 분야의 원서를 100권 정도 사온다. 생각의 속도만큼 빠른 변화를 읽기 위해서인데, 1년 동안 그 책들을 읽으면서 강의와 집필, 설교와 목회 방향 설정에 참고한다. 원서를 선호하는 이유는 번역서에서 놓칠 수 있는 저자의 의도와 느낌까지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 같다. 독서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이념서를 읽은 후 한 달 내에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밖으로 나가는 운동권 학생들과 달리, 성경을 읽고 좋은 설교를 듣는 성도들은 왜 변하지 않을까에 대해서 고민한 적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는 깊은 변화, 즉 사상, 의식의 변화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책 속에서 저자와 만나서 대화하고 토론하듯이, 읽은 것에 대해 반추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 암송하는 이유도 그 말씀이 내 의식 깊은 곳에 와서 삶의 원천부터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명의 약동, 변화가 있는 독서가 행복한 독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의 저자로서 당부하고 싶은 독서의 원칙이 있다면? 책 속에서 단편적인 한두 구절, 단편적인 테크닉만을 뽑아 쓰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책 속에서 저자의 정신을 읽었으면 좋겠다. 성육신한 예수님과 지금 함께 살 수 없는 대신, 우리는 사복음서를 통해 마치 예수님을 따라다니듯이 배울 수 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을 읽으면서 ‘그럼 나도 발만 씻기면 되겠네?’가 아니라,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 인격, 삶을 배운다. 즉, 독서를 할 때 책 속에서 저자의 사상, 됨됨이를 읽고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옥한흠 목사의 『평신도를 깨운다』를 읽을 때 제자훈련의 방법론, 기술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정신이 무엇인지, 저자가 무엇에 미쳐 있고 일생토록 무엇을 목적으로 살았는지를 읽어야 하는 것이다.


목회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학교 교육에도 과목이 있고 커리큘럼이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의 설교와 교육에 체계가 없고 단편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책은 전통목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평신도를 깨운다』와 교회의 5대 사역을 잘 보여주는 『목적이 이끄는 삶』이 있다. 그리고 웨인 그루뎀의 『조직신학』을 추천하고 싶은데, 이 책을 소화해서 교회 교육에 반영하면 성경을 중심으로 한 사상체계가 생길 것이다. 또한 사람을 바꾸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서 앞서 언급했던, 달라스 윌라드의 『마음의 혁신』도 꼭 읽었으면 한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