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09년 02월

독서하는 목회자, 삶과 인격으로 말하는 목회자(향상교회 정주채 목사)

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목양실 인터뷰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

 

독서하는 목회자, 삶과 인격으로 말하는 목회자

 

정주채 목사는 목숨을 걸고, 주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통한 성장의 시간을 확보한다. 교인들이 원하는 목회자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 목자’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독서를 하며 자문해본다.

바쁜 사역 일정 속에서 책 읽기가 어렵지 않은가  부교역자 시절까지만 해도 비교적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러나 담임목사가 되고 난 후부터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전화 받고 전화 걸고, 심방 때문에 이곳저곳 뛰어다니고, 대내외의 모임과 회의에 참석하는 일 등 너무 바쁘게 지냈다. 그래서 때론 독서는커녕 기도와 큐티 시간까지도 확보하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위기를 느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간을 확보했는가  목숨을 걸고 말씀묵상과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로 결단했다. 교인들은 목회자가 서재에 앉아있는 것보다 뛰어다니며 심방하고, 만나서 기도해주는 것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목회자가 말씀묵상, 독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목회생명은 끝난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침시간을 여기에 과감히 투자하기로 결심했고,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히 하고 있다. 새벽기도를 마치면 반드시 서재로 들어간다. 잠을 자지 못해서 너무 피곤한 날이라도 집으로 가지 않는다. 책상에 엎드려서 자더라도 일단 서재에서 아침을 보내는 것이다.

목회자에게 그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목회자는 기도와 묵상 그리고 독서 시간을 늘려야 한다. 많은 말씀 사역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주님과 교제하기보다 성경공부에 그치거나 혹은 말씀 사역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그러면 준비한 설교, 신학논문 등이 인격 속에 들어가지 않고, 서랍 속에 들어가 하나의 자료로만 남게 된다. 우리 목회자들이 항상 성경을 연구하고 가르치면서도 인격이 성숙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님과의 인격적인 교제는 주님을 닮게 만든다. 나는 자문해본다. “나의 인격과 삶에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고 있는가? 나는 립 서비스를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나의 인격과 삶으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사람인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경건서적을 주로 읽지만, 현대적이고 시사적인 책들도 고루 읽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베스트셀러를 찾아보며 읽는다. 목회현장과 섬겨야 할 대상을 잘 이해하고, 포스트모던한 현대사회를 알아야 실천적인 설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균형 잡힌 독서 생활이 중요하지만 쉽지 않은 것 같다. 한국 교회 목회자들의 신학사상이 대부분 보수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우파에 속한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우에 속한다면,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경향을 가진 사상,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그런 방면의 책들을 읽을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책은 무엇인가  세 권의 책이 있는데, 하도 많이 읽어서 책들이 너덜너덜해졌다. 그래서 두세 번, 새 책을 사서 읽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목사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다. 막연한 꿈이었는데, 학생 시절에 리처드 백스터의 『참 목자상』을 만나면서 구체적인 목사상을 갖게 됐다. 최근 내가 쓴 『선한 목자의 꿈』이란 책이 바로 그것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땅콩박사』의 주인공 조지 워싱턴 카버 박사의 삶은, 농촌에서 가난하고 초라하게 자랐던 나에게 따뜻한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줬다. 오 할레스비의 『기도』는 기도에 눈을 뜨게 했고 나를 경건생활로 이끌어 준, 너무나 소중한 책이다.

<박시온 기자>

 

 

 짧은 글 긴 여운 

 

『이 책을 먹으라』

 

“독서의 맛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렉치오 디비나’, 말씀을 먹는 행위를 설명한다. 우리가 보리밥을 꼭꼭 씹어 먹으면 단맛이 나듯, 낯설게 느껴지는 말씀이라도 잘 씹어 먹으면 은혜가 되고 은혜의 양식이 된다. 종교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며 성령에 의해 심겨지고 계시된 말씀을 따라 성장하기 위해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계시의 모든 부분, 모든 양상, 모든 형태는 인격적이라는 점이다.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관계적인 분이시다. 따라서 하나님이 무슨 말을 하시든, 무엇을 계시하시든, 우리가 무엇을 받든 간에 그것은 인격적이며 관계적이다. 비인격적이거나 단순히 기능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인격적이다.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그리고 포괄적으로 인격적이시다.

p.5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