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07년 07월

광주 사랑의교회 박희석 목사 “책 읽기는 나와의 싸움입니다”

목양실인터뷰 김익겸 기자

『모험으로 사는 인생』을 읽고 광주로 오게 됐다는 광주 사랑의교회 박희석 목사. 그는 마음에 담은 책은 복기하듯 읽고 또 읽는다. 그런 독서 습관은 목회 일정이 바빠지면서 뿌리 없이 흔들릴 수 있는 자신을 자연스레 지탱해 주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여전히 ‘모험’ 속에 산다는 그를 목양실에 만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면. 『모험으로 사는 인생』을 읽고 여기 오게 됐다. 지금도 그 영향 속에서 사역하고 있다. 힘에 부치게 일한다. 그 책은 왜 하나님은 세계를 만드셨는지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스스로 자족하시는 분이지만 창조적 본능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래서 하나님의 형성을 따라 지음 받은 우리에게도 모험 본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직후 현재 교회 얘기를 들으며 마음에 부담을 느껴 내려왔다.

 

책 읽는 습관은. 본 것 또 본다. 좋은 책들은 자극을 많이 준다. 그냥 넘기지 않고 밑줄을 그어가며 읽는다. 가끔 메모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또 읽으면서 예전에 써놓은 메모를 통해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확인해 본다. 책은 두 종류가 있다. 다시 안 봐도 될 만한 책과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다. 요즘은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도 많이 읽는다. 하지만 두고두고 곱씹을 만한 책이 없어 아쉽다.

 

두고두고 읽는 책들은 어떤 책인가. 폴 트루니에를 좋아한다. 그분이 쓴 책 중 안 읽은 책이 없다. 그의 저작을 섭렵하면서 인간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스캇 펙의 책도 좋아한다. 그리고 목회를 하다 보니 필요에 의해 상담과 관련한 책들도 오랫동안 읽는다.

 

바쁜 목회 일정 가운데 독서는 어떻게 하나. 필요에 의한 독서가 많다.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을 보면서 교우들의 상황에 맞는 것을 찾게 된다. 성경은 읽지만 내가 읽어 봐야 한계가 있더라. 기존에 나온 그 이상의 것을 얻기 힘들다. 본문과 씨름하면 나오지만, 창조적인 관찰은 역부족이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시공간을 초월해서 만날 수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이다. 그들에게 주신 은혜, 시각을 빌린다. 

 

주로 언제 책을 읽는지. 밤에 책을 읽는다. 다독이 아닌 집중해서 읽는 스타일이다. 한번 잡은 책은 끝까지 봐야 한다. 그래서 확보된 시간, 장소에서 읽는다. 밤 시간에 주로 집에서 읽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찬송하고 기도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내가 못 보던 것을 발견해 기뻐서 그런다.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나. 생각해 보니 어릴 때 책을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집이 가난해서 읽을 책이 없었는데, 출판사에 다니던 둘째 형 덕분에 <소년소녀 명작선집>을 빌릴 수 있었다. 다시 갖다 줘야 하는 책을 앞에 두고 밤새 눈이 새빨개지도록 책을 읽었다. 그 뒤 책 읽는 재미를 느낀 것 같다. 사실 놀거리가 없던 시대라 그렇긴 했지만.

 

바쁜 일상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무리 바쁘다고는 하지만 책 읽는 시간이 따로 주어지는 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책 읽는 것은 투쟁이다. 처절하게 몸부림 쳐야 읽을 수 있다. 시간은 절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김익겸 기자>

 

 

 

  짧은 글 긴 여운   

 

“인생은 하나님이 지휘하시는 모험이다”

폴 트루니에의 책을 좋아하는 박희석 목사는 그의 책을 두고두고 읽고 있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광주 사랑의교회로 발걸음을 옮기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모험으로 사는 인생』을 권했다.


어쨌든 사람이 가만히 앉아서 냉정하게 자신을 진단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우리의 모순적인 요구와 열망을 화해시키는 대신 그것들을 활기차고 상호 보완적인 방법으로 차례차례 선택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면, 그것은 ‘모험의 흥분’ 안에서일 것이다. 망설이는 많은 사람은 내성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데, 모험의 흥분은 그들을 여기서 건져 낸다. 사람들은 자신을 살피면 살필수록 그만큼 행동을 적게 한다. 그러나 적게 행동할수록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 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심지어 하나님에게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따져 묻지만 대답을 얻지 못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멈춰 서 있을 때가 아니라 뭔가 하고 있을 때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이는 움직이지 않는 자동차의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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