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0년 02월

호주 시드니 열린문교회 주정오 목사

목양실인터뷰 안소영 기자

실용주의적인 입장에서 목회를 바라보는 책은 불편하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의 인터뷰는 하면 할수록 묻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듣고 싶은 것도 많아진다. 주정오 목사와의 인터뷰가 그랬다. 출판과 저자,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다 지면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웠던 인터뷰를 소개한다.


최근에 인상을 깊게 남긴 책이 있었다면 소개해 달라 얼마 전에 이어령의 『생각』을 읽었다. 꽤 오래전에 선물 받았는데 이제야 잡게 되었다. 읽으면서 ‘생각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 뒤집어 생각하고, 반대편에서 생각하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 내 생각의 깊이가 너무 가볍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됐다.


독서에 대한 전환의 시기가 있었다면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대학 다닐 때 만들어진 독서클럽이다. 신학생들이 접하지 않던 책들을 그 클럽에서 접하게 됐다. 그때 발표했던 책 중에 조지 버나드쇼의 『인간과 초인』이 참 기억에 남는다. 실제 그 모임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또 한 번은 1979년에 강도사고시를 볼 때였다. 당시 군목후보생이었는데, 10명 정도 되던 군목후보생들만을 위해 강도사고시를 치르게 되었다. 우리 딴에는 멀리 지방에서 시험을 주관하시기 위해 오신 위원들이 고마워 약간의 돈을 모아드렸다. 그런데 그것이 교단 안에 문제가 크게 되었다. 그 사건을 통해 내 안에 역사의식이 없었다는 깨달음에 정말 괴로웠다. 그래서 돌려받은 돈 10만 원을 갖고 바로 달려가 한국 역사책, 한국 교회사 책을 샀다. 그 사건은 한국사와 한국 교회에 대한 생각, 내 안의 역사의식을 새롭게 만들었다.


주로 어떤 책을 좋아하는가 지금 관심은 역시 리더십이다. 처음에는 교회를 세상의 반복으로 끌고 가고, 교회의 일꾼을 세상의 일꾼으로 세우는 방법으로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반발이 컸다. 그런데 리더 중에 리더는 예수님이고, 예수님의 리더십을 살피는 것이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진정한 리더십은 예수 안에서만 발견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 리더십 책들이 그런 방향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좋다. 스티븐 코비도 맵이 아니라 나침판이라고 하지 않나. 결국 세상 사람들도 리더십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


반면 불편한 부류도 있을 텐데 목회를 경영적인 입장에서 보려는 책들이 그렇다. 목회성공, 교회성공, 교회성장 등 실용주의 입장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접근은 조심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제자훈련을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성숙보다 성공이나 성장을 바라보는 것을 조심해야한다. 얼마 전 『배부르리라』라는 책을 보았다. 작은 교회이지만 행복한 목회를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참 바른 교회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출판도 그런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독서에 얽힌 습관이 있는가 맨 처음에는 오탈자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찾으면 출판사로 연락하기도 하고(웃음). 또 대부분의 책이 번역서라 번역이 이상하다 싶거나,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원서랑 같이 산다. 요즘 졸속번역이 좀 많아 아쉬운 감이 있다. 그리고 저자 밑에 내 이름을 쓴다. 나도 저자와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에서다. 아무리 유명한 책도 내가 주인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하얀 여백에 그 책을 읽고 난 따끈따끈한 느낌들을 써놓는다.


후배 목회자에게 독서에 대해 꼭 하고 싶은 조언은 절박한 마음으로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길 바란다. 서점을 정기적으로 가라고 권하고 싶다. 또 목회나 설교를 위한 모임도 중요하나 단순히 책읽기만을 위한 모임을 가지길 바란다. 나 역시 좋은 책을 나눠 읽고 발표하는 모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갖고 있다. 요즘 나누는 책은 <카탈리스트>지다. 

<안소영 기자>

 

짧은 글 긴 여운『한 길 가는 순례자』
주정오 목사는 A Long Obedience in the Same Division이라는 원제가 더 와 닿는다며, 다음의 문장을 소개했다.
“‘지상과 천상을 통틀어’ 절대적 사실은 … 한 방향으로의 오랜 순종이 있어야만 하며, 그때에만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기 마련이고, 또 언제나 그래 왔다는 것이다. 결국 세상의 분위기가 그토록 좌절시키려 드는 것도 이러한 한 방향으로의 순종이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