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박시온 기자
하얀 머리를 검게 염색하기 위해 미용실에 갈 때면 꼭 책 한 권을 가지고 가서 읽다 보니, 언제부턴가 단골 미용실에서 ‘책 읽는 목사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는 동일로교회 김오용 목사. 책을 좋아하는 그와 독서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독서 생활은 어떠한가? 2주에 한 번 정도 가까운 서점에 가서 신간을 살펴보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교보문고와 같은 큰 서점에 간다. 보통 일주일에 한두 권 정도의 신간을 꼭 읽으려고 하고, 주로 평일 오전 시간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독서에 집중하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었는가? 제자훈련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고, 독서에 집중하게 됐다. CAL세미나를 통해 제자훈련에 대한 도전도 받았지만, 제자훈련 참고도서들을 읽으면서 목회에 있어 무엇보다 독서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특히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과 『늘 급한 일로 쫓기는 삶』을 읽고 무엇보다 균형 있는 독서로 나의 내면세계를 채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후 독서에 몰입하기 위해서 일단 자리에 앉으면 적어도 100페이지 이상 책을 읽어야 일어난다는 개인적인 원칙을 정했다. 외향적인 성격이라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지만, 독서에 심취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그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게 됐다.
목회자가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독서하지 않는 목회자의 사역은 건조해질 수 있다. 성도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여러 사역을 하는 데 있어, 독서를 하지 않으면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회자가 독서를 게을리 하면 양질의 독서를 통해 채워지는 개인 내면의 만족감, 기쁨을 놓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도 이를 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후배 목회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리고 선교지에서 책을 구하기 힘든 선교사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책을 선물한다. 또 우리 교회 청년들이 유학을 가거나 성도들이 이민을 가게 되면, 그곳에서 섬기게 될 교회의 담임목사에게 선물할 책을 함께 보낸다.
감명 깊게 읽었던 책들은 어떤 책인가? 신학교를 다닐 때 읽었던 리처드 백스터의 『참 목자상』은 목회의 기본 골격을 갖출 수 있도록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책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목회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해준, 목회의 출발을 바로 잡아준 책이었다. 최근에는 존 비비어, 토미 테니의 책들을 읽으면서 도전을 받기도 했는데, 존 비비어의 『순종』과 『존중』이란 책의 경우 제자반과 제자반을 수료한 성도들이 함께하고 있는 독서모임에 추천해서 다 같이 읽고 감동을 나눴다.
독서모임을 통해 성도들과 함께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제자훈련을 마친 후 교회를 섬기는 성도들이 지속적인 훈련에 목마름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2년 전부터 중직자들과 훈련을 수료한 성도들을 중심으로 함께 모여서, 주일 오후에 2시간씩 독서 나눔을 하고 있다. 성경적인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고, 제자훈련 이후에도 책을 통해 지속적인 가르침을 받으면서 함께 교제할 수 있다. 이런 독서모임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책을 함께 읽고 나눌 때, 공유되는 메시지의 파급 효과가 설교 이상으로 크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교회에서는 ‘좋은 책 물려주기 운동’을 하고 있다. 책을 한번 읽고 서재에 꽂아두기보다는 다른 이에게 나눔으로써, 좋은 것을 혼자만 간직할 때 느낄 수 없는 기쁨을 경험할 수 있어 좋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