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인터뷰

2013년 05월

독서는 내 인생의 영적 보고(寶庫) *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

목양실인터뷰 박지연 기자

 

독서의 방향이 누구보다 뚜렷한 화종부 목사를 만났다. 화 목사는 청년의 때에 심취해 있었던 경건의 서적들이 자신의 삶으로 드러나는 것을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독서든 공부든 한 만큼 자기 것이 되고, 그것은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영적 보고(寶庫)가 된다고 믿는 화 목사. 이처럼 깊이와 신념을 지닌 그의 독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자.

평소 독서습관은 어떠한가?  솔직히 말하면 요즘엔 독서를 많이 못한다. 하지만 신학생과 목회 초년생 시절에는 책을 많이 읽었다. 나는 저자 또는 출판사 중심으로 책을 읽는 편이다. 또 고전을 선호하는 편이다. 고전에는 사물을 보는 근본적인 눈을 길러주는 힘이 있다. 물론 현대 고전도 좋지만, 갈수록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법만을 제시하는 쪽이 많아져서 아쉽다. 돌아보면 나의 독서습관에는 몇 가지 큰 맥이 있었다. 대학시절, 하루에 2시간씩 꾸준히 읽었던 성경을 비롯해서, 몇몇 선호하는 저자들의 고전 서적 그리고 교회사와 관련된 서적들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저자 또는 책이 있다면?  특별히 대학 시절 마틴 로이드 존스라는 좋은 선생을 만나 새로운 독서 인생의 국면을 맞이했다. 그의 책 『목사와 설교』를 읽으며, 설교자라는 직분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지, 목회가 얼마나 복된 것인지를 느끼게 되었다. 교회의 크기, 성도의 숫자와 상관없이 목회 자체가 얼마나 존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심지어 10년 가까이 그의 책에 푹 빠졌었다. 그만큼 나를 흥분시켰던 저자는 없었던 것 같다. 또 대학교 4학년 시절, 『데이비드 브레이너드 생애와 일기』라는 책은 기도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매일 2시간씩 기도했지만 나의 기도는 늘 일방통행이었는데, 그의 책을 통해 기도란 주님과의 사귐과 교통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실제로 그 책을 통해 나의 기도생활은 많이 달라졌다. 그 외에 어거스틴의 서적은 나에게 ‘교회가 무엇인지’를 제시해 준 것 같다. 조국 교회 문제 중 하나가 복음에 대한 깨달음이 약하고, 교회에 대한 관점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는 점인데, 어거스틴은 나에게 교회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가져다 줬다. 영국 유학 시절의 큰 선물이었다.

독서에 대한 주관이 뚜렷한 편인 것 같은데?  그렇다. 그래서 아내가 아쉬워하는 점 중 하나가 나의 독서방향이 너무 빨리 정해졌다는 점이다. 만약 다시 신학을 한다면 폭넓은 독서를 많이 할 것 같다. 막상 목회의 현장에 들어와 보니, 다양한 장르의 독서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깨닫는 것은 독서는 할 수 있는 한, 어렸을 때 더 많이 해놔야 한다는 점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살아가면 갈수록 드러난다. 당장 읽어서 써먹기보다는 쌓이고 쌓여서 가속이 붙는 것이 독서의 장점인 것 같다.

독서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최근 책을 많이 읽는 추세이지만, 깊이가 너무 얕다는 약점이 있다. 현대인들의 제일 큰 오류는 과거로부터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교회 안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어우러져 있다. 분명 우리 각자에게 시대에 따른 부름이 있겠지만, 우리는 앞 세대 선배들이 신앙 안에서 씨름하며 고민했던 것이 고스란히 적혀 있는 책을 통해 현대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를 배워야 할 것이다. 폭넓은 독서 습관도 좋지만 깊이 있는 책을 통해 우리 시대의 문제를 성경적으로 다뤄주기를 바란다. 또한 평신도일지라도 조직신학적인 책을 읽을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천천히 읽기를 추천한다. 목회자나 신학생의 경우, 저자중심으로 특히 교회사 쪽 서적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