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하정완 목사 _ 꿈이있는교회
윌리 웡카(조니 뎁)가 운영하는 초콜릿 공장은 전설적인 공장이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초콜릿 제조 비법을 빼돌린 직원들 때문에 공장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웡카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막히게 만든 초콜릿 때문에 웡카와 초콜릿 공장은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어느 날, 웡카는 자신이 만든 초콜릿 속에 황금 티켓 다섯 개를 숨겨놓고, 그것을 찾는 아이들을 공장으로 초청하겠다고 제안해 전 세계를 열풍으로 몰아넣었다.
웡카의 공장에 가는 것은 마치 유토피아에 이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황금티켓을 찾게 된 아이들은 닥치는 대로 초콜릿을 사서 먹어대는 먹보 아우구스투스와 큰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닥치는 대로 초콜릿을 사들인 욕심쟁이 버루카, 이미 어른처럼 디지털 문화에 길들여진 비디오게임광 해커 마이크와 엄청난 승부사 기질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껌 씹기 챔피언 바이올렛, 그리고 찰리였다.
찰리를 제외한 아이들은 초콜릿처럼 달콤한 것들을 얻기 위하여 탐욕, 이기적 열정, 집착과 승부욕으로 몸부림치는데,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중심 논리와 다름이 없다. 그렇다면 그렇게 추구해서 얻은 것은 정말 성공한 것일까? 영화로 말하면 소위 초콜릿 공장으로 상징되는 아름다운 환타지 같은 유토피아가 정말 우리가 추구할 만한 천국 같은 곳일까?
그러나 사실 웡카도, 그가 운영하는 공장도 모두 부조리한 것의 결집체에 불과했다. 원래 웡카가 초콜릿 공장을 만든 것은 어릴 때 치과의사였던 아버지가 치아 보정기를 한 자신에게 초콜릿같이 단 것을 먹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었다. 이미 아버지로부터 거절된 자아가 만든 유토피아, 달콤한 것의 추구가 초콜릿 공장이었던 것이었다. 그 공장은 왜곡된 유토피아의 모습이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다섯 명의 아이들이 웡카의 공장에 도착하였을 때, 그들을 환영하는 것은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멋있는 인형들의 쇼였지만, 곧 그들을 환영하던 인형들이 불에 타서 녹아버리는 모습을 목격해야 했고, 그 옆에서 즐겁다고 웃어대는 웡카를 만나게 된다. 그곳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나라였다.
반면, 자신의 생일이 되어야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가난한 집안의 찰리, 그에게도 초콜릿 공장은 동경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찰리에게는 전부가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 황금 티켓을 찾았을 때 거금을 주겠다는 어떤 사람의 제안에 가족들을 위해 티켓을 포기할 마음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여행을 마친 후 웡카가 공장을 찰리에게 주겠다고 말하면서 조건으로 가족을 떠나 오직 공장에 전념할 것을 요청할 때, 찰리는 단호하게 그 제안을 거절한다. 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가 유토피아처럼 생각하는 초콜릿공장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가족이 더 소중한 것이었다.
가장 소중한 것, 오늘날 위기는 이처럼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왜곡된 세계관에 빠져 덜 소중한 것을 더 소중한 것으로 착각하는 데 있다. 가장 소중한 것!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특히 크리스천인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그런 물음이 던져지는 영화이다.
하정완 목사는 영화 설교로 유명한 꿈이있는교회 담임목사로 각종 신문 잡지 방송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건국대 교목, 서울청년관 관장, 청년목회자연합 공동대표 등을 지냈고 저서로는 『영화의 바다』, 『묵상이 이루어진 열심』, 『영화에서 주님을 만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