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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이의용_ 대전대학교 교수
세상에서 가장 먼 곳은 어디일까? 지금 서있는 자리라고도 한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아오면 여기가 제일 먼 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회에서 가장 먼 곳은 어디일까? 성경에서는 복음이 없는 곳을 ‘땅끝’이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에서 가장 먼 곳은 아프리카나 이슬람권 같은 곳만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직장 사회’일지도 모른다.
직장은 또 다른 땅끝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우 ‘복음’의 ‘복’자도 끼어들 틈이 없다. 매일 저녁, 기업 주변 술집에서는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발버둥치기가 새벽을 깨운다. 피로함, 억울함, 서러움, 괴로움, 안타까움을 담배 연기와 술 취함으로 치유해 보려는 세상이 ‘땅끝’이 아니고 뭔가?
벽에 지도를 붙여놓고 ‘세계 선교’를 외치며 선교 헌금을 독려하는 교회일수록, 바로 앞의 ‘땅끝’은 보지도, 알지도 못한다. 오히려 ‘땅끝’에서 일하는 직장인 성도들에게 다른 ‘땅끝’ 선교를 위해 동참하라고 한다.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교회와 목회자들은 세계 지도 속의 ‘땅끝’만이 아니라, 복음에서 소외된 직장 사회도 또 다른 ‘땅끝’임을 깨달아야 한다.
사장이 장로라고 해서, 아침마다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신우회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사회 공헌 활동을 많이 한다고 해서, 금연을 실시한다고 해서 그 직장은 ‘땅끝’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