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2011년 12월

마음의 불황을 깨자!

문화읽기 이의용 교수_ 대전대학교

어떤 신병이 훈련 중 식사를 마치고 “감사히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한다는 것이 그만 실수로 “간신히 먹었습니다!”라고 말해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스포츠 경기의 시상식을 보면 참 재미있다. 금메달리스트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누린다. 동메달리스트도 덩달아 좋아한다. 그런데 정작 은메달리스트는 좀 시무룩하다.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으로, 동메달리스트는 동메달이라도 딴 것에 대한 안도감으로 전혀 다른 표정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행복’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공부하고 돈 벌고 말하고 잠자고 싸우고 밥을 먹는다.
그런데 행복의 기준이나 조건은 사람마다 다르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인식’이기 때문이다. 은메달보다 동메달이 더 행복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행복의 열쇠는 ‘긍정’이다. 긍정적 사고가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낸다. 대체 무엇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인가?

첫째,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대하자
자기 자신을 남과 상대 평가하지 말고 절대 평가해야 한다. 상대 평가는 열등감을 만든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자.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하고 믿자. 자존감, 자신감을 회복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아침마다 “나는 특별하다!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나를 믿는다!”를 열 번씩 외쳐보자.

둘째, 다른 사람을 긍정적으로 대하자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의 가치도 인정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시처럼, 다른 사람을 ‘꽃’으로 여겨주자.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첫 걸음은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들을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바라보고 친절하게 대하자. 반가운 인사가 그 시작이다.

셋째, 당면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장군님, 우리는 적군에게 완전히 포위되었습니다.” 전투 중 한 병사가 장군에게 급하게 보고했다. 그러자 장군은 이같이 느긋하게 말했다. “그래 우리는 완전히 포위되었다. 그러나 덕분에 문제는 간단해졌다. 이제 우리는 모든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해병대 체스티 장군의 실화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봐야 승리할 수 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먹음직한 도넛이 있다. 어떤 이는 텅 빈 가운데 부분을 보며 아쉬워하지만, 어떤 이는 둥근 링 부분을 보면서 만족해한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면서 2천 번 이상 실패했다. 기자가 그에게 ‘2천 번의 실패’에 대해 묻자, 그는 ‘2천 번의 실패’를 ‘전구를 만드는 2천 번의 단계’로 정정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전구가 만들어질 수 없는 사례 2천 가지를 발견해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사람은 실패를 바라보는 인식이 다르다.
상황이 혼자서 우리를 행복하거나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다.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문제다. 처칠은 옥스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강력하게 말했다. “Never, never, never, never give up!” 실패는 성공의 리허설일 뿐이다.

넷째,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
일을 잘하는 사람, 공부를 잘하는 사람, 고스톱을 잘 치는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일을 즐기는 것이다. 에디슨은 다시 말한다. “나는 단 하루도 열심히 일한 적이 없다. 나는 늘 일을 즐겼다.” 하비 맥케이도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그러면 당신은 평생 단 하루도 일할 필요가 없다.”
무엇이든 하기 싫은 마음으로 시작하면, 할 수 없다는 마음이 생기고, 포기하거나 미루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결국 일이 부담스러워져 성공할 확률은 낮아진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기고, 노력해보고 싶어지고 이뤄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일이 즐거우니 성공할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긍정은 행복의 씨앗이다. 우리 생각에 긍정이 넘치면 감사가 고인다. 행복은 긍정과 감사의 비빔밥이다. 하루에도 수백 가지의 감사한 일이 일어나지만, 그 감사한 일을 감사한 일로 믿는 사람에게만 감사한 일이 된다.
15명이 타는 잠수함에 산소를 공급하는 데 하루에 6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1인당 40만 원인 셈이다. 간을 이식받는 데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이 들고, 그걸 관리하는 데 월 100만 원에서 200만 원이 든다고 한다.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내 몸에서 간이 잘 활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0’, ‘1’, ‘100’이란 숫자가 있다. ‘0’과 ‘1’의 차이와 ‘1’과 ‘100’의 차이 중 어느 것이 더 클까? ‘1-0=1’이지만, ‘100-1=99’이니 ‘1’과 ‘100’의 차이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1’과 ‘100’의 차이는 ‘많다’와 ‘적다’의 차이지만, ‘0’과 ‘1’의 차이는 ‘있다’와 ‘없다’의 차이다. 많고 적음에 연연하지 말고, 적더라도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신을 ‘0’에 놓으면 우리 삶에는 감사가 남을 수밖에 없다. 감사야말로 긍정의 극치다.
행복한 동메달리스트처럼 마음의 불황을 깨고 싶은가? 그렇다면 자기 자신을 긍정하라. 다른 사람을 존중하라. 당면한 상황을 긍정하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긍정하라. 그리고 당장 작은 수첩을 하나 마련하라. 거기에 고마운 일, 고마운 사람의 이름을 적어보도록 하자. 매일 세 가지 제목만! 그리고 이런 말을 하루에 열 번씩 하면서 살도록 하자.
“예! 감사합니다!”

이의용 교수는 교회문화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학박사이자 대전대학교 교수이다. 저서로는 『내 인생을 바꾸는 감사일기』, 『잘 가르치는 교수』 등 37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