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 강규형 대표_ 3P자기경영연구소
달걀이 안에서부터 깨지면 병아리가 되고, 달걀을 밖에서 깨뜨리면 프라이가 된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깨지 않으면 썩은 달걀이 된다. 3월은 학기 시작과 제자훈련 개강 등 많은 것이 시작되는 달이다. 새로운 봄을 맞아 뭔가 새로 준비하기에 좋은 시기가 바로 2월이다.
평소 교회나 목회자 대상 세미나를 자주 진행하다 보니, 목회자들의 현실과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한다. 설교 준비와 심방, 성경공부, 행정, 새벽기도, 각종 교회 행사 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어느 목사님은 저녁 12시 이전에 잠든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상은 5시! 그런 생활을 통해 나온 독백이 “신학교 입학 때는 불덩이, 졸업할 때는 숯덩이, 그 후에는 잿더미”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불씨』라는 소설이 있다. 1700년대 후반 일본 봉건사회에서 성공적으로 개혁을 추진했던 한 리더의 이야기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일본인이라고 칭송한 바 있는 17살의 번주 청년 우에스기 요잔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죽어 있는 재의 나라에 청년 우에스기 요잔이 과감히 현상을 타파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개혁의 불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마음 하나하나에 “불씨”가 옮겨지게 된다.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서 마침내 지자체 전체를 개혁의 뜨거운 용광로로 만들어간다는 실화 소설이다.
나와 가정, 교회, 공동체는 불덩이인가? 숯덩이인가? 아니면 잿더미인가? 이제 중요한 것은 용광로가 되기 위한 “불씨”를 만들고, 나 자신이 기꺼이 불씨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처럼, 아몬드처럼, 배추처럼. 아몬드가 죽으면 다이아몬드(die+아몬드)가 된다. 아몬드가 죽지 않으면 술안주가 된다. 배추도 5번 죽어야 김치가 된다. 밭에서 뽑힐 때 죽고, 칼로 배를 가를 때 죽고, 소금에 절일 때 죽고,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에 버무릴 때 죽고, 마지막으로 입에서 씹힐 때 죽는다. “포기”라는 단어는 배추를 셀 때 이외에는 쓰지 말자. 다시 “불씨”를 만들어야 한다. 그 불씨는 나비, 즉 “나로부터 비롯되는(시작하는)” 사도행전이면 좋겠다.
불씨 전략1 - 시간 관리
서점에는 시간 관리에 대한 책이 수천 권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리와 테크닉 차원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F. 드러커는 『성과를 향한 도전』에서 시간 관리의 핵심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 ‘너의 시간을 알라’ 그러기 위해 먼저 ‘시간을 기록하라’고 주문한다. 대단한 통찰력이다. 내가 사용하는 시간의 현주소를 알지 못하는 이상 시간을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초행길에 미팅장소를 찾다가 길을 잃거나 찾지 못해 주변을 빙빙 도는 경우가 간혹 있다. 길을 잃어도 지금의 위치를 아는 것이 중요하듯, 시간 관리도 내가 사용하는 시간의 현주소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이 어떻게 새나가는지, 낭비되고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의 우선순위와 자투리 시간 활용은 큰 의미가 없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내가 관찰한 바로는 성과를 올리는 사람은 일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시간으로부터 출발한다. 계획에서 출발하지도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라고 조언한다.
강인선 조선일보 논설위원도 『하버드 스타일』에서 “하버드에는 1000개가 넘는 강의가 있고 100가지 이상의 과외활동이 있다. 그런데 하버드 1학년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시간을 관리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먼저 고등학교 시절의 성공 습관을 버려야 한다. … 가장 시급한 과제는 책을 읽고 과제물을 해내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드는가를 알아내서 시간 관리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일단 공부에 필요한 시간의 견적이 나와야 다른 활동들을 거기에 맞춰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시간의 견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1992년부터 일을 하기 전에 시간의 견적을 내는 것을 습관화했다. 시간의 견적은 숫자보다는 화살표를 통해 가시적으로 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점선은 시간의 견적(예측)이고, 실선은 실제 사용(가계부)이므로 점선에 기록한다. 화살표로 시작과 끝나는 시간을 예상하여 표시한다. 예측 능력이 높아질수록 일을 잘하게 된다. 또한 시간을 예약하게 되면 시간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신입사원이라 해도 시간을 예약해 놓으면 상사도 함부로 침해할 수 없다.
돈과 시간 중 어느 것이 소중한가를 질문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시간이라고 답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 백만장자라 하더라도 시간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입사 2~3년차까지는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전혀 알지 못했다. 팀장이 되어 업무가 폭주하자 일 처리 방식을 바꾸면서 시간의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1992년 ‘바인더’라는 훌륭한 도구를 만난 뒤부터는 A5사이즈로 축소 복사해 바인딩해서 주간 타임 테이블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표를 업무와 현실에 맞게 수없이 고치고 다듬어 개선될 때마다 주변에 나누어 주었다. 그렇게 20여 년을 기록하다 보니 시간에 대해 칼 같은 사람, 정해진 시간 내에 일 잘하는 사람,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불씨 전략2 - 목표 관리
1979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에게 명확한 장래 목표를 설정하고 기록하여 그것을 위한 계획을 세웠는지 질문해 보았더니, 그들 중 3%만이 목표와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13%는 목표를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었고, 기록하지는 않았다. 나머지 84%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10년 후에 그들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했을 때, 목표를 종이에 기록했던 3%가 나머지 97%에 비해 평균 10배가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목표를 종이에 기록한다는 것은 목표 스스로가 목표를 이룰 힘을 가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각화되어 눈으로 보이는 목표는 우리의 뇌에 작용하여 이미 상상이 아닌 현실의 세계로 구현되기 시작한다. 목표 관리의 핵심은 종이 위에 쓰는 것이고, 그것을 늘 휴대하고 다니며, 수시로 눈을 통해 뇌로 전달해서 우리의 손과 발을 목표 지향적으로 움직이게 한다는 의미다. 영화배우 짐 캐리는 천만 불이라 쓴 수표를 수첩에 넣고 다녔고, 수없이 쳐다봤기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에는 낙제를 하면 1년간 정학을 시키는 제도가 있다. 낙제를 해서 정학을 받게 되면 1년간 대학 근처에 살아도 안 되고 집에 돌아가도 안 된다.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 제3의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살면서 근신해야 한다고 한다. 몇 년 전 10명의 학생이 낙제를 했는데 그중 9명이 한국계 학생이었다. 대학당국이 그 원인을 연구해 보았더니, 그들의 목표가 ‘하버드에 합격’하는 것까지였다고 한다.
인생의 중·장기 목표가 있어야 경쟁에서 패배하여 상처를 입더라도 다시 벌떡 일어나 뛰어갈 수 있다. 나는 한 교회의 리더인 목회자들이나 복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크리스찬들의 삶도 중장기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인더에 하루, 한 주, 한 달, 일 년 스케줄이 기록되어 있고, 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자기계발을 하며 ‘꿈의 불씨’를 지필 때 예수님의 작은 제자로서 역동적인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강규형 대표는 이랜드 푸마 본부장을 거처 현재 3P자기경영연구소 대표, 자기주도 학습 비바앤포포 대표, 독서포럼 나비 대표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