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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옥명호 편집장_ 월간 <복음과 상황>
황해도 소래에 한국 최초의 교회가 세워진 지 110년이 되는 해, 최초의 『천로역정』 한국어판이 출간된 지 100년이 되는 해, 주기철 목사 순교 50주년이 되는 해,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한 문익환 목사가 타계한 그해 1994년엔 나라 안팎으로도 여러 일이 있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로 악명 높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넬슨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이 됐고, 북한 지도자 김일성이 사망했으며, 성수대교 붕괴 참사와 엽기적 연쇄살인 행각을 벌인 지존파 사건이 터졌다.
90년대 기독교 서적, 간증의 대세
1394년 조선의 도읍(한양)으로 시작해 일제강점기의 경성을 거쳐 서울이 수도가 된 지 6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 1994년. 그해는 ‘서른 즈음에’, ‘일어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김광석의 명곡이 수록된 네 번째 앨범이 발매됐고, 장장 25년의 집필 기간이 소요된 대하소설 『토지』가 완간됐으며, 출판가에서 ‘3T(타이틀·타깃·타이밍) 전략’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이기 시작했던 즈음이다.
원고 무단 도용으로 몇 년 전 대법원에서 표절 판결을 받은 『일본은 없다』가 밀리언셀러에 올랐고, 어느 누구의 눈길도 끌지 못한 『플루토늄의 행방』이 다른 출판사에서 제목을 바꿔 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피어나, 1년 만에 무려 400만 부나 팔린 ‘국민소설’로 등극하기도 했다.
선구적 카피라이터 이만재 선생의 구도와 회심 일기 『막 쪄낸 찐빵』(두란노)을 필두로, 당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