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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이의용 교수_ 국민대학교
‘부활절’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세대가 달라도 변하지 않고 전해 내려오는 한국 교회 부활절 전통이 있다면, 그것은 ‘삶은 달걀’일 것이다. 지금도 부활절이 되면 교회마다 달걀을 삶아 그 껍질을 예쁘게 장식해서 교인들에게 나눠주곤 한다. 요즘은 그게 번거롭고 힘든 일이다 보니 업체가 아름답게 장식도 하고 예쁘게 포장까지 해서 교회에 납품하기도 한다.
부활절 달걀과 찬양대의 칸타타
옛날에는 양계장에서 많은 달걀을 사다가 교회에서 직접 삶았다. 그 작업이 보통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껍질에 성경 말씀도 적고, 아름다운 장식도 그려 넣었다. 그 또한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러니 여전도회원들과 교회학교 선생님들은 ‘부활절 이브’에 달걀에 그림을 그리고 말씀을 적느라 밤을 새우곤 했다.
달걀을 부활절 선물로 주는 이유는 달걀이 ‘생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상징적으로 세상에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암탉이 아무리 안고 있어도 병아리를 만들 수 없는 무정란을 삶아 나눠 주니,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달걀은 어린아이들에게 나눠 주는 좋은 부활절 선물이기도 하지만,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나눠 주는 부활절 선물이기도 하다. 나도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해 집에서 달걀을 삶아,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나눠 주곤 한다. 껍질을 멋지게 장식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말이다. 어쨌든 달걀 나누기는 교회의 대표적인 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