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사이플
이달의 책
기아, 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바싹 마른 몸에,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지쳐 쓰러져 있는 아프리카 아이들. ‘기아’하면 이러한 그림이 바로 떠오를 만큼 기아문제는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국제 문제다. 수많은 언론과 단체는 계속적으로 기아 문제를 세계에 알린다. 또한 그에 따른 도움의 손길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기아의 문제는 해결될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기아로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2000년 이후 1,200만 명이나 증가했다. 10세 미만의 아이들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간다.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8억 5천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이처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자는 자연도태설을 주장한다. 서구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사고는 산소부족과 과잉인구에 따른 영향으로 모든 인간이 죽지 않도록 자연이 만들어낸 지혜가 기아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1984년 FAO의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농업생산력은 현재 세계 인구의 두 배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 기아현장에서 일했고, 기아문제를 적극적으로 연구한 장 지글러는 이 기아문제의 원인들을 세계 경제 질서라는 이름 하에 숨겨진 구조적인 부조리에서 찾았다. 그가 제시하는 사례들과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상당히 흥미롭다.
예를 들어 칠레 대통령이 자국 군인에게 사살당한 아옌데 사건의 경우, 그 뒤에 있었던 구조적인 문제는 어린이를 위해 분유를 무상으로 제공하려 한 아옌데 대통령과 칠레의 분유 사업을 장악하고 있던 다국적기업 네슬레와의 갈등이었다고 그는 주장한다.
왜 세계에 기아가 발생하는가? 그 근본적이면서도 미처 던져보지 못한 그 질문에 대해 저자는 아버지의 시각에서 아이에게 말하듯이 쉽게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각국이 자급자족 경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하는 것 외에는 진정한 출구가 없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사람들의 의식 변화에 희망을 둔다. 우리는 과연 그런 마음을 갖고 있는가? 결국 이 책은 누구보다 기아 문제의 책임이 그들이 아닌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한다.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사 58:10).
<안소영 기자>
신 간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16세기 종교개혁은 “누가 성경을 해석할 권리를 갖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과격하고 위험한 사상을 불러들였다. 저자는 ‘개신교의 등장과 발전 양상, 개신교의 기본 사상이 사회•문화적으로 미친 영향, 그리고 20세기 역사 속에서의 개신교 변화와 이에 따른 미래 예측’이라는 방대한 내용을 독특하고 정교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앨리스터 맥그래스 저/ 박규태 역/ 국제제자훈련원/ 40,000원
기독교 윤리로 세상을 읽다
우린 종종 경제적 불공평, 동성애, 체세포 복제 등 사회 이슈들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혹은 뚜렷한 기준 없이 판단해 버릴 때가 많다. 그러나 진리를 믿고,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인에게는 ‘성경’이라는 관점이 존재한다. 이 책은 이러한 분명한 토대를 정립, 26가지 쟁점들에 대해 성경적 원칙을 적용하여 옳고 그름을 분별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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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크랩의 깨어진 꿈의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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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크랩 저/ 이혜진 역/ 살림/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