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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병규 목사 _ KCBS의 본부장
콘라드 겜프의 『예수께서 물으셨다』 (살림)
명색이 신약학자인, 그것도 신약학으로 유명한 애버딘대학교에서 학위를 마친 저자 콘라드 겜프가 뜬금없이 『예수께서 물으셨다(Jesus Asked)』라는 제목의 책, 그것도 그리 학술적인 책으로 보이지 않는 이런 책을 내다니? 이것이 이 책(사실 나는 이 책의 원서를 한참 전에 봤다)을 처음 보고서 들었던 생각이었다.
질문하시는 예수님?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 교회의 역사나 신학에 대한 저자의 학문적 논의를 기대했던 나에게 이 책은 정말 의아한 책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고리타분한 박사님일 줄 알았던 저자가 예수님의 가르침의 핵심들을 정말 얄밉다 싶을 정도로 콕콕 집어서 너무도 시원하게 풀어가고 있질 않은가! 분량도 적은데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니, 이거 단숨에 읽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특별히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받아온 우리로서는 “입을 열어 가르쳐 가라사대”로 시작되는 복음서의 기록을 대할 때마다 대단히 권위 있는 족집게 선생님으로부터 “밑줄 쫙”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달달 외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이 책의 저자는 예수님은 오히려 수많은 질문을 통해 당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도해 가셨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뜻 동의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책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인용해 놓고 보니 딱딱해 보이지만 이 문장이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현학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