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사이플
이달의 책
우리 안에 무엇이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 『우리 안의 히틀러』 (막스 피카르트 지음, 우물이 있는 집 펴냄)
『침묵의 세계』(1993년, 까치글방)를 통해 국내에도 넓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막스 피카르트의 이 책은 전작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지는 못한 것 같다. 2005년에 출간되었는데 아직 낯선 느낌이 든다.
이 책 『우리 안의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한 해 뒤에 나온 작품으로, 심리학과 철학의 관점에서 나치스라는 현상을 통해 나타난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분석한 명저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대인의 병든 내면을 분석하면서 현대인의 내면에 히틀러가 자리 잡고 있음을 고발한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히틀러’에 대해 공개적인 호의를 드러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폭력성과 독재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히틀러’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그런데 우리 안에 히틀러가 있다니 무슨 의미일까? 두 번의 세계 대전을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던 저자가 현대인의 내면에서 발견한 히틀러는 무엇일까?
저자가 고발하고 있는 현대인은 이미 존재의 근원인 신(神)으로부터 도피했으며, 순간만을 좇으며, 일체의 연관을 상실해 버린 존재이다. 그들은 마치 자기 자신의 본질이 혼란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실과 혼란은 엄청난 재앙의 시작이 된다. 지난 세기뿐 아니라, 새로운 세기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폭력의 중심에는 깨어진 관계 즉, 인간이 사물과, 다른 인간과, 자기 자신과, 그리고 신(神)과 올바른 관계를 맺지 못함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저자가 모든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참된 복음 즉 기독교이다. 세상이 희망으로 여기는 휴머니즘은 인간을 외부로부터의, 그리고 내면으로부터의 공격에서 막아 주기에 충분하지 않다. 휴머니즘이라는 원칙은 너무나 애매해서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서도 곧바로 적용시킬 수가 없고, 생존이라는 문제 앞에서는 힘을 잃고 마는 것이 휴머니즘이다.
하지만 현실의 기독교는 최근 여러 가지 사건과 정황으로 인해 설 곳을 잃고 있다.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공격이 있었고 그에 따른 흔들림이 있었다. 무엇을 반성하고 고쳐야 할지, 또 무엇을 추구해야 할지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면서 깊이 생각하는 가을이 되었으면 한다.
<김건주 목사>
신 간
우물 밖에서 찾은 분별의 지혜 어떠한 사안을 앞둔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가장 좋은 길을 선택하기 위해 고민한다. 크리스천이면 거기에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하나님이 원하는 좋은 길. 이 책은 인생의 갈림길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조언한다. 이 조언은 나의 문화, 나의 사고방식의 틀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다양한 문화권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색다르게 전해지고 있다. 마르바 던 저/ 홍종탁 역/ IVP/ 12,000원
샘에게 보내는 편지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인생에 대해 조언하는 편지를 담은 책이다. 얼핏 보기에는 다른 인생의 지침서와 그리 썩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몇십 년간 휠체어에 앉아 산 장애인이고, 손자는 자폐증을 앓고 있다. 세상의 편견과 자신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는 자신의 삶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갈 사랑하는 손자에게 전한다. 이 조언은 어떻게 보면 평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에서 우러나는 진실한 이 조언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조언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대니얼 고틀립 저/ 이문제, 박명희 역/ 문학동네 / 10,000원
목회자 서드 에이지 목회자에게도 중년의 위기는 찾아온다. 젊을 때의 열정은 식고 비전은 차가워진다. 자기 경험에 의해 삶을 살려고만 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이 같은 위기를 경험한 저자가 자신의 삶에 비추어 중년의 목회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을 짚는다. 그리고 그 대안을 제시해 본다. 물론 미국과 한국이라는 지역적 문화적 차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자의 진솔한 경험담은 내 앞에 놓인 삶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게리 펜턴 저/ 김창대 역/ 브니엘/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