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고병인 교수 _ 한세대학교
3~4년 전 회복 축제(celebrate recovery) 또는 회복 사역(recovery ministry)이라고도 불리는 낯선 치유사역이 한국 교회에 선을 보였다. 그러나 회복 사역의 길잡이가 될 마땅한 안내서가 없던 차에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의 『회복으로 가는 길』을 받고, 앉은 자리에서 단번에 다 읽었다. 회복 사역을 하고 있는 필자로서 이 값진 책의 감동을 혼자만 간직하기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쓴다.
초신자를 중심으로 한 회복 사역
회복 사역은 중독된 사람, 학대받은 사람, 정서적 외상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치유 사역으로 198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 사역이 빛을 발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현대 교회는 중독, 학대, 외상 이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무지하다. 그 결과 복음을 비효과적으로 전하고 있다. 중독과 학대와 외상에 노출된 많은 사람들이 충동적인 행동과 강박적인 사고, 비뚤어진 성격과 그 습관에 매여 힘들어한다.
그리스도인이 되더라도 그러한 빗나간 행동은 계속되므로 어떻게 자신의 어두움을 빛 가운데로 가져가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그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고백할 때, 많은 교회는 단순히 죄를 회개하고 더 기도하라고 말한다. 충동적인 성격상 결함의 뿌리를 다루지 못한 상태로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현실이다. 갈수록 더 깊어지는 죄책감과 두려움, 수치감의 악순환 속에서 서서히 인격은 파괴된다.
자신의 결함이 노출되면 따돌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더 이상 도움을 구하지 못하고 숨게 된다. 깊은 영적 갈등과 해결되지 않는 과거는 유령처럼 따라다니며 낮은 자존감과 만성적인 가족 문제를 일으킨다.
이들을 위한 회복 사역에 앞장 선 교회가 바로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교회이다. 다양한 회복 지원 그룹을 가지고, 주로 초신자들을 중심으로 회복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15년 동안 회복 사역을 거쳐 간 성도가 7,500여 명(교인 15,000명)이나 된다고 한다.
릭 워렌은 그의 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명의 단주모임(A.A. Alcoholic Anonymous:알코올 중독자들의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 또는 그 밖의 회복 모임의 전통적인 12단계 프로그램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12단계를 통하여 수많은 인생들이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늘 그 프로그램이 제시하는 하나님의 본질(12단계 회복 모임에서는 하나님을 ‘초월자’ 또는 ‘우리가 이해하게 된 신’으로 호칭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능력 그리고 성령님의 사역에 대한 막연함이 거북했다고 밝힌다.
그래서 릭 워렌은 하나님께서 ‘회복’에 관하여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를 발견하기 위하여 성경 말씀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릭 워렌은 회복의 원리가 예수님의 가장 유명한 설교인 산상수훈의 논리적인 순서로 제시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릭 워렌의 연구는 『회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그 결실을 맺었고, 책을 집필하는 동안 동역자 존 베이커(새들백교회 회복 축제 담당목사)는 『회복 축제 인도자 지침서』를 개발하였다. 『회복으로 가는 길』과 『회복 축제 인도자 지침서』는 회복 축제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릭 워렌은 밝히고 있으며, 이 두 책을 같이 읽고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간은 상처를 악화시킨다
우리들 중에 죄가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나의 본성은 죄를 짓는 것이며 당신도 그러하다. 죄 때문에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며, 다른 사람들도 우리에게 상처를 입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대로 인생을 살려면 우리는 모두 회개와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복 사역자들은 사람들을 중독된 사람, 학대받은 사람, 정서적 외상을 받은 사람 그리고 적은 수의 건강한 사람으로 분류한다. 건강한 사람들은 기껏해야 이 지구상에 10퍼센트 내외다. 지구의 현실은 중독과 학대와 외상이다. 중독된 사람들, 학대받은 사람들, 정서적 외상을 받은 사람들이 교회에 오면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여기는 나하고 맞지 않아.’그들은 자기처럼 중독 문제로, 학대 문제로, 외상 문제로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교회에 있는지 찾아본다. 그리고는‘이곳에 중독, 학대, 외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 없네’라고 결론을 내린다. 아무리 교회를 둘러보아도 이들 눈에는 중독 문제로, 학대 문제로, 외상 문제로 어려워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00년 동안 교회의 가장 큰 실패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명백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중독과 학대와 외상은 숨겨진 현상이 아니다. 다만 그 문제에 대해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를 본 것뿐이다.
그러나 새들백교회는 중독, 학대, 외상을 받은 사람들에게 회복 사역을 마련하고, 과감히 교회의 문을 이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회복 사역의 신학을 담은 책이 『회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는 표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릭 워렌은 30년, 40년 전에 받은 학대와 외상의 상처를 가슴에 담고 사는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해 보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돌보지 않은 채 내버려 둔 상처는 곪아서 당신의 온 몸에 병을 퍼뜨리며, 그 상처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간은 단지 상처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와 습관 그리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경적이고 균형 잡힌 프로그램이다. ‘회복 축제’가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심리학적인 이론이 아닌 예수님께서 실제로 하신 말씀에 토대를 둔 이 회복 프로그램은 우리가 여태까지 보거나 들어 보았던 교회의 전통적인 소그룹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릭 워렌은 수년 사이에 성령님께서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사용하셔서 새들백교회에서 수천 명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온전히 닮는 성숙함에 이르도록 돕는지 그 모습을 현장에서 목격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당신의 인격을 다루어 줄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상이 놀라울 정도로 달라 보일 것이다. 또한 이 책은 독자들의 삶 속의 상처들, 삶을 어지럽히는 습관들(중독들), 고통스럽게 하는 심리적 장애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확실한 안내를 해 줄 것이다. 중독과 학대, 외상에 깊은 관심을 가진 회복 사역자뿐 아니라 상처로 인해 생긴 습관을 고치고 싶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필독서라고 생각되어 서평과 함께 추천의 뜻도 전하고 싶다.
고병인 교수는 풀러신학교 중독자 가족치료(D. Min.)를 전공했고, 한국회복사역연구소 소장, 한국 기독교 상담심리 치료학회 회장, 한세대학교 상담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