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05년 07월

겸손한 자세로 ‘엄격한 섬김’을 실천하는 리더-『섬기는 리더』

서평 박정길 대표_NLP 전략연구소

- 켄 제닝스·존 슈탈-베르트 공저 『섬기는 리더』 (넥서스)

 

이 책은 실화인지 소설인지 구별이 안 되는 감동적인 리더십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접했다. 그러나 단순하면서도 간결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곧 나의 눈과 머리,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에서 그동안 묻혔던 깊은 애증의 관계가 풀려 나가는 장면에서 나는 한 손엔 책을 든 채, 다른 한 손으로는 눈물을 훔쳐야만 했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아버지를 통해 고향에 계신 나의 아버지를 만나는 느낌을 갖게 했다. 진리와 감동은 단순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 책은 컨설턴트인 마이크 윌슨이 아버지의 요청을 받고 아버지가 진행하는 인생의 가장 중요하면서도 마지막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마이크 윌슨의 아버지는 지역사회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리더였지만, 아들에게만은 무관심하고 자상하지 않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가정과 사회가 양분된 역할을 하는 아버지였다. 평생 강한 이미지와 일에 바쁜 모습, 그리고 자식이나 가정보다는 다른 사람과 사회가 더 중요했던 아버지.
그 아버지 때문에 아들은 어느 순간부터 가정과 고향 그리고 자신의 어린시절의 추억을 지하실에 버려진 장난감처럼 먼지 속에 덮어 두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아버지는 자신이 임종을 맞이하게 되는 시점에서 인생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완성하려 한다.
그것은 섬기는 리더를 많이 배출하여 가장 소외된 도시를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아들과의 관계 회복이다. 아버지는 섬기는 리더십을 가장 먼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들에게 실천해 보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섬기는 리더’는 크게 다섯 가지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섬기는 리더는 무엇보다 먼저 위대한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 가장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불가능한 일을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 개인의 이익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위대한 일을 추구하는 데 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섬기는 리더는 피라미드를 뒤집어야 한다. 섬기는 리더는 다른 사람을 최우선시 함으로써 맨 앞에 설 자격을 얻는다. 다른 사람을 자극하는 것이 리더의 주된 임무라는 것이다.
셋째, 섬기는 리더는 기준을 높이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을 섬기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모든 사람을 섬길 수 없기에 섬길 몇 사람을 찾아야 한다. 최선의 섬김은 다른 사람의 밑에서 그가 위를 향해 발전해 갈 수 있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넷째, 섬기는 리더는 길을 닦는 사람이다.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것을 모두 나눠 주어야 한다. 리더가 제거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다른 사람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들이다.
다섯째, 섬기는 리더는 장점을 활용하는 사람이다.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점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주목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최고가 되지 않고서는 리더 역시 최고가 될 수 없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인 켄 블랜차드는 이 책을 자신의 이름을 사용해 ‘켄 블랜차드 시리즈’라고 했다. 쉽게 읽으면서도 그 어느 리더십 이론보다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책이다. 그동안 막연하게만 거론되었던 서번트 리더십, 섬기는 리더십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섬기는 리더는 무조건 온화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섬김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섬김이 아닌, ‘엄격한 섬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을 낮추기 때문에 스스로 높아지는 역설의 진리,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감으로써 오히려 강한 카리스마를 얻게 되는 역설의 리더십을 명쾌하게 보여 주는 책이다.

‘섬기는 리더’는 최근에 등장하는 화두이다. 리더십도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리더십에서 타인에 대한 강제력을 의미하는 리더십, 자신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셀프 리더십에서 리더가 섬기는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대인관계의 기법과 도구들이 갈수록 심화 발전되고 있는 것 같다.
다른 의미에서는 ‘리더십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기 때문에 리더십 이론이 발전한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이론이 아니다. 리더십은 실천의 영역이다. 실제 주인공 마이크 윌슨의 아버지와 동료들처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리더십은 그 의미를 발휘하는 것이다.
마이크 윌슨의 아버지는 죽음이 눈앞에 와 있는 시점에서 어느 날 아들을 지하실 창고로 부른다. 그곳에서는 어린 시절 아들이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장난감 기차의 선로가 완성되어 있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그 장면은 ‘문제 해결, 섬기는 리더 그리고 함께 하는 즐거운 리더십’을 발견하게 했다.

섬기는 리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잡는 것은 그 마음에 ‘진정한 섬김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고, 그렇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 주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리더가 바로 ‘섬기는 리더’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섬기는 리더의 전형’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리더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감동도 받았다. 섬김을 실천하는 리더가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박정길 대표는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중공업 전략기획실 홍보팀에서 근무했다. 이후 (주)변화를 이끄는 사람들 팀장 등을 거처 현재 NLP 전략연구소 대표와 아이비어(IBEA; International Biz & Eudcation Academy) 이사로 기업과 대학에서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