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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인경(라브리선교회 대표)
『영성에도 색깔이 있다』/ 게리 토마스 저/ 윤종석 역/ CUP/ 2003년 06월/ 11,000원
원제: Sacred Pathways (Discover Your Soul`s Path to God)
솔직히 나는 처음에 이 책이 포스트모던 시대에 맞는 `말랑말랑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읽으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형편상 한 번에 조금씩밖에 읽지 못하고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마치 내가 잠시 동안 주님과 형형색색의 꽃이 핀 비원을 거닐다가 온 듯한 영적 황홀경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이러한 감동이 여전할 때 몇 가지 이 책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이 책은 영성의 세계가 얼마나 다양하고 풍성한가를 일깨워 준다. 저자는 그동안 너무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영성에 사로잡힌 기독인들을 많이 보아 왔고, 그것이 영적 문제와 탈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직시했다. 그래서 그는 수많은 영성 중에서 아홉 가지 대표적인 영성의 특성과 그 위험성을 잘 소개해 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현대 교회가 잃어버린 `자연주의 영성`과 `묵상주의 영성`과 같은 것들을 발굴해 준 것에 대해서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사실 라브리에서 자주 주장하는 "예수 안에서는 죄짓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영적이다."라는 말을 잘 입증해 준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경건주의 영성이나 이원론적 영성과 같은 것은 비중 있게 취급하지 않고 다른 영성 속에 포함시켜버림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