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09년 11월

추천의 책 | 지금 당신의 자리가 불안하십니까?

서평 디사이플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이레)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우리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고, 그 대답에 따라 그를 대접하는 방식이 달라짐을 경험한다. 아예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그의 품성까지 평가해버리기도 한다.
이런 지위로 인한 불안, 다른 사람에게 훌륭하게 보이고 싶은 욕망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책이 나왔다. 그동안 연애나 여행 등 개인의 일상적 삶에 대한 독창적 글쓰기를 견지해왔던 알랭 드 보통의 최신작, 『불안』(Status Anxiety)이 그것이다. 그는 평범한 것들에 대한 ‘뜻밖의’ 시각을 제시하는데, 이번에는 누구나 한마디씩 할 이야기가 있는 사회생활에서의 불안을 지난 2천 년간의 철학과 문학, 예술의 흐름을 꿰뚫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불안의 원인과 해법을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두 가지로 나눠 풀어낸다. 그 안에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모두를 공감하는 철학적, 예술적 지식과 함께 불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 메르세데스 벤츠의 광고 사진, 1902년 열린 하인츠 케첩 영업자들의 회합 사진들과 그림, 카툰 등 세계의 위대한 문화유산들이 글 사이를 종횡무진 누빈다.
먼저 불안의 원인으로,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다섯 가지를 꼽는다. 불안은 물질적인 결핍으로뿐만 아니라 정서적 관점에서도 사랑받고자, 그리고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생긴다는 것. 또한 이런 욕망은 지위가 낮은 사람을 차별하거나 과소비 등 집단의 속물근성으로도 나타나며, 비록 평균 소득을 얻고 있어도 다른 사람과 비교해 모자라다고 느끼면 불안감은 바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가장 큰 불안은 친한 친구의 성공이라고 지적한다. 
능력주의 시대에 들어서는 사회적 지위가 도덕적 의미까지 부여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난이라는 고통에 더하여, 전에는 느끼지 않아도 될 수치와 게으름, 죄성까지 떠안게 됐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했던 방식은 이제 불확실해졌고, 직장 동료나 경쟁자 때문에 좌절하게 됐다. 또 개인은 자신의 재능부족이나 굽이치는 시장의 파도 속에서 실패의 불안감에 더욱 더 시달리게 됐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불안의 극복방법으로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철학자들은 사람들의 말보다 수학의 객관성에 근거해 자신의 삶을 평가하기에 자신의 지위가 낮아도 별다른 불안이나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소개하며, 정치의 예로는 버지니아 울프처럼 여성의 지위를 이데올로기화해서 상승시킴으로써 해소할 수도 있다. 또 “헛되고 헛되다”라는 전도서 말씀처럼 기독교는 땅보다는 하늘나라의 영적 성공을 통해 세상적인 부나 지위로 인한 불안을 대신한다고 소개한다. 아니면 주류에서 비켜 자유로운 영혼을 중시하는 보헤미아를 보라고 손짓한다.
믿을 것은 돈밖에 없다고 말하는 시대. 야망은 중간에 멈추지 않는다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자 애쓰는 이들을 향해 이 책의 저자 보통 씨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어떤 것을 이루거나 소유하면 지속적인 만족이 보장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면 곧 불안과 욕망이 뒤엉키는 새로운 저지대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은진 기자>

 

 

 

<신  간>


■상실의 아픔을 딛고 서다
저자인 데이비드와 낸시 부부는 두 자녀를 잃는 고통을 경험했다. 이 책에서 이들은 부부가 함께, 각자의 입장에서 겪은 상실의 아픔과 극복에 대해 솔직하고 세밀하게 나누어준다. 그리고 자신들뿐 아니라 또 다른 상실의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의 소망과 회복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가족을 잃은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데이비드 & 낸시 거스리 공저 / 안정임 역/ 사랑플러스/ 11,000원

 

■낡은 부대를 터뜨리는 새 포도주의 맛
어떻게 새 포도주가 낡은 부대를 터뜨리는 것일까? 저자는 이러한 새 포도주의 맛을 추상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결혼생활에서 아내와의 갈등과 관계의 변화, 직장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임재, 신학교에 진학했다가 다시 직장으로 돌아온 과정 등 자신의 삶 속에서의 경험과 성찰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삶의 양식에 대해서 정직하게 나눈다. 키이스 밀러 저/ 강봉재 역/ 살림/ 9,500원

 

■굳게 서라
저자는 사탄의 존재를 믿지 않는 세속적 물질주의와 사탄의 실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마술주의의 양 극단에 서지 말아야 함을 역설하면서, 성경적인 영적 전쟁의 실체와 그리스도인의 전략을 제시한다. 또한 우리가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영적 전쟁’의 유일한 길잡이인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르게 알고 순종하고 있는지 자문하고 각성하도록 돕는다. 존 맥아더 저/ 김애정 역/ 토기장이/ 12,000원

 

■기독교는 오늘을 위한 것
이 책은 저자가 대학교에서 대학생들로부터 받았던 질문들을 고민하면서 그들에게 제시했던 내용을 엮은 책이다. 저자는 차분하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경제윤리’, ‘사회적 책임’, ‘한국 교회의 실패와 회복’, ‘기독교 교육’ 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성경적 답변과 실제적 예를 들고 기독교가 바로 오늘의 한국을 위한 것임을 설명한다. 대천덕 저/ 홍성사/ 14,000원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