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11년 06월

진정한 복음의 변증은 주님의 가르침에 합당히 반응하기_『예수는 있다』(이국진 저, 국제제자훈련원)

서평 김병훈 교수_합신대학원대학교

“예수는 있다?” 책 제목이 머리를 갸우뚱하게 한다. ‘예수는 있다’라니…. 언제 없던 적이 있나?’싶은 생각이 들고, 책 제목도 참 그렇다 싶은 느낌이 든다. 책을 열어보니 오강남 교수가 쓴 『예수는 없다』에 대한 반론을 목적으로 이국진 목사(필라델피아 사랑의교회 담임)가 쓴 책이었다. 말하자면 복음적 신앙을 변호하기 위한 변증서인 셈이다.

날마다 부딪히는 종교문제를 다룬 변증서
책을 읽으면서도 그랬고, 다 읽고 난 후에도 느꼈던 책에 대한 인상은 변증의 내용을 딱딱하지 않게 풀어가는 매우 유익한 책이라는 것이었다. 변증서는 대체로 철학적이거나 신학적으로 전문적인 논증의 틀을 따르기가 쉽고, 그 결과 독자로부터 멀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 교인들을 대상으로 복음과 관련하여 세상에서 조롱과 비난의 공격을 받는 내용들에 대해 평범한 생활의 사례들과 상식 수준에서의 합리적 설득의 방식으로 다가간다.
저자는 자신의 신앙과 목회적 경험을 곁들여 독자 옆에서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이 글을 풀어간다. 저자의 풍부한 변증 지식과 적실한 사례의 제시를 볼 때, 저자는 아마도 그동안에 나왔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변증서들을 두루 섭렵한 듯하다. 이 책은 6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각 장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매일 대하는 인터넷과 신문에서 오르고 있는 현실적이며 일상적인 성격을 가진 것들이다.
한 마디로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날마다 부딪히는 종교문제들이다. 그래서 목차를 훑어본 사람은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받을 것이며, 독자들은 그동안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을 질문들, 또는 복음을 훼손하는 거친 도전과 비난들에 대한 적절한 대응법을 찾는 시원함을 느끼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기독교는 배타적인 종교인가?
기독교는 배타적인 종교인가? 저자는 ‘예’와 ‘아니오’의 답을 모두 준다. 구원의 유일한 길로서는 오직 배타적일 뿐이지만, 일반은총에 따라 다른 종교에도 부분적인 진리가 - 비록 그것이 구원에 이르게 하는 진리는 아니지만 - 있음을 인정을 한다. 기독교 기본 진리들, 성경의 무오성,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 재림과 심판 등을 믿는 것은 결코 교육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역설한다.
소위 선진 국가라는 서유럽 등의 나라에서 근본적인 신앙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유는 서유럽 사회의 합리성과 과학적 태도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들 사회에서 점괘를 보는 일이 유행하고 있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되묻는다. 이러한 지적은 서유럽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공연한 지적 열등감으로 인해, 기독교가 약화된 그들 사회를 보면서 정말로 기독교는 가난하고 교육이 낮은 나라에서만 통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답이 되었으리라 생각을 한다.
기독교의 배타성은 기본적으로 성경에서 비롯된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스스로 주장하고 있는 이상, 성경을 흥부전을 읽듯이 재미로 대하거나 농담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경 앞에서는 결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성경을 믿고 따르든지 아니면 거부하든지.
신약성경과 고대 문헌들의 사본 상의 비교의 내용은 많은 독자들에게 새로울 것으로 생각된다. 신약성경의 기록이 다 완성이 된 후에 쓰인 타키투스의 ‘희랍의 역사’의 가장 오래된 사본이 12세기의 것으로, 기록된 지 1000년이나 지났으며 사본도 20개에 불과하다. 또 수에토니우스의 ‘로마의 역사’의 가장 오래된 사본도 기록된 지 850여 년이나 지난 10세기 중반의 것이며 그 수도 겨우 8개뿐이다.
그에 비해 신약성경은 기록이 A. D. 30년에서 가장 늦게는 A. D. 70년경에 이루어졌다. 가장 이른 사본은 2~3세기의 것으로 다른 고대 문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적 간격이 짧다. 그러나 사본의 수는 무려 5,300개에 달한다.
성경에 담긴 기적 등은 믿을 수 있을까? 저자는 여기서 성경의 증언을 들은 고대 사람들도 현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적을 의심하고 믿지 않았던 자들임을 적절히 환기시킨다. 그들도 어리석어 믿은 것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에 믿었음을 유의하라고 주문한다.

필연적인 신앙고백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다면 두 가지 필연적인 신앙고백이 뒤따른다.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만이 참 하나님이라는 것과 그리스도 예수님이 성육신하신 성자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이다. 저자는 하나님 아버지라는 남성적 표현 때문에 생물학적 성의 정체성을 하나님께 부여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과, 이와 관련한 오해와 잘못을 적절히 풀어준다.
독자들에게 매우 충격적일 수 있는 한 사례를 언급한다. 캐나다 연합교회의 총회장인 어떤 목사가 자신은 예수님의 신성과 부활을 믿지 않는다고 신문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오강남 교수에 의해 언급된 것을 저자가 다시 옮긴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바울의 고백, 혹은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 예수님을 믿는 과학자들과의 인터뷰가 신문에 실렸다고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어떻게 2000년 세월의 간격을 넘어서 기독교의 신앙은 계승이 되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단 한 가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 사실이며,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깔끔히 정리한다. 아울러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에서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성경의 기록과 관련하여 오해와 흥미로운 질문들을 신학적인 무리가 없이 잘 풀어준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복음으로 인하여 정녕 은혜의 구원을 받았음을 감격하고 감사한다면 21세기 종교개혁의 길로 나가야 할 것을 촉구한다. 여기서 저자는 더 이상 변증가로서 교회 밖을 향하여 글을 쓰고 있지 않다. 이제는 설교가로서 교회 안을 향한 외침을 던진다.
한국 교회의 신앙의 양상이 기복주의, 물량주의, 미신적 요소 등으로 물들어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신앙생활과 경건의 표현들을 다시금 원리적으로 돌아보아 주님의 가르침에 합당히 반응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이러한 책의 구성은 이러한 개혁이 어떤 의미에서는 진정한 복음의 변증이 된다는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일독을 진심으로 권한다. 한 권의 책에 이 정도의 주제를 매끄러운 설명과 함께 많은 생활 사례들을 동원하여 풀어내는 어려운 일을 훌륭하게 해낸 저자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할 뿐이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수고 덕분에 손쉽게 이 모든 것을 얻을 수가 있게 되었으니 저자에게 감사함이 크다.

김병훈 목사는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장신대학교대학원 기독교 교육학과, 합신대학원대학교(M. Div.), 미국 Calvin Theological Seminary(Th. M.수료/ Ph. D.)를 졸업했다. 현재 합신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화평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