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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추태화 소장_ 이레문화연구소
영화 <오펜하이머>(크리스토퍼 놀란, 2023)의 주인공 오펜하이머는 원자 물리학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에 필적할 업적을 이룬 과학자다. 그는 젊은 시절 미국의 좁은 학문성에 갈증을 느껴 유럽으로 건너간 후 과학계의 기라성 같은 교수들에게서 사사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유학 시절 찾아온 심리적 불안으로 공황장애를 겪은 듯하다.
유약하고 한계로 가득 찬 인간이 어떻게 무한한 우주 공간과 그 사이를 채우는 물질을 찾아낸단 말인가. 믿음의 과학자 파스칼은 무한한 우주 앞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이 광대한 우주 공간이 나를 두려움에 떨게 한다.” 《팡세》의 한 구절이다. 미국으로 돌아온 오펜하이머는 이미 유명한 물리학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깊어 가는 중 오펜하이머는 특별한 임무를 맡는다.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비밀 작전을 지휘하는 총책임자가 된 것이다. 유럽에서는 나치가 독일을 점령하고, 히틀러를 중심으로 한 집권 세력은 위대한 독일 제국 건설을 내걸며, 세계 정복 전쟁을 일으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상황을 긴박하게 한 것은 나치 치하의 연구자들이 핵물리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핵폭탄까지 제조 가능하다는 정보였다. 이는 생사가 걸린 문제다.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미국 학자들은 핵폭탄이 나치군 손에 먼저 들어간다면 세계는 파멸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에 떤다. 그들은 대통령에게 탄원서로 호소한다. 결국 미국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며 원자 폭탄 연구에 몰입하고, 나치보다 먼저 핵폭탄 실험에 성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