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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추태화 교수_ 안양대학교
어느 동네 훈훈한 이야기
서울 수유리 어딘가에 ‘장수마트’가 있다. 마트를 중심으로 오순도순 동네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김장수라는 사장은 아내를 일찍 잃은 채 딸 하나를 두고 있다. 그와 이웃하며, 축구도 하고 삶을 나누는 친구들은 중국집과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
셋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향 친구 같은 사이다. 그 사이에 들꽃이라는 이름의 꽃집이 있다. 꽃집은 두 여인이 운영하는데, 두 여인은 엄마와 딸이다. 참, 장수의 딸내미는 가끔 아빠의 담배를 훔쳐 내는 되바라진 사춘기 소녀 같아 보인다.
이 평범한 동네에 개발 바람이 분다. 동네 사람들은 대박이라도 맞은 듯 흥이 나 모두 꽹과리를 쳐 대며 찬성한다. 그런데 단 한 사람 반대하는 이가 있다. 그의 인감도장이 동네 사람들의 관심거리다. 문제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이는 김성칠(박근형 扮) 씨다. 그는 고집불통 노인이다. 누구도 그를 설득하지 못한다.
그는 동네 한가운데 있는 장수마트에서 열심히 일한다. 일이 끝나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는데, 가만히 보니 외롭게 사는 독거노인이다. 집 한 채 지키며 사는 모습으로 보아, 그 집에 삶과 흔적이 농축된 듯하다.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니 집문서며 인감도장을 내줄 리 없다.
한편, 장수마트 사장과 친구들은 개발업자에게 김성칠 노인의 합의를 받아 내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그들의 작전은 번번이 실패한다. 축구 경기에 초대해 가며 온갖 아양을 떨어도 성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