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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세계관 추태화 교수_ 안양대학교
이성은 기적 같은 은혜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한마디로 인간을 규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하고 신비한 존재다. 나는 누구인가? 세계는 무엇인가?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인간을 규정하는 수사(修辭)는 사상가들에 따라 다르다. 이런 상황을 전제하고 인간에 대해 말한다면, ‘인간은 열린 존재’다. 인간 상황(Conditio Humana)은 언제나 열려 있다.
하이데거(Heidegger)는 이를 두고 ‘던져진 존재’라고 규정했다. 이는 인간은 존재하고 싶은 의지에 따라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던져진 돌이 불가항력적으로 어딘가에 있어야 하는 것처럼, 존재라는 거대한 힘에 의해 존재하게 됐다는 말이다. 실존자는 존재에 의해 존재한다(Das Seiende ist vom Sein). 인간이라는 실존자는 존재에 의해 실존(Das Dasein)이라는 광활한 세계에 던져진 존재다. 그렇기에 인간은 불확실성에 불안하고 그의 실존을 언제나 염려(Sorge)하게 된다. 인간이 열린 존재라는 깨달음은 인간이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불확실성 앞에서 인간은 묻는다. 무엇이 확실한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기에 확실한 것을 입증할 수 없는 인간은 절망하게 된다. 그렇다고 절망에 빠져 있으면 생(生)은 성립할 수 없다. 생으로 인한 실존, 실존으로 인한 존재가 성립되려면 뭔가 확실한 것을 딛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