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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이의수 목사(사랑의교회 사랑패밀리센터)
12년 전 어느 날의 일이다. 새벽녘에 계속 울리는 전화벨에 눈을 떴다.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였다. 주섬주섬 흐트러진 것들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잃어버린 것이 없으니 감사하며, 나머지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날, 예방책을 생각해 봤다. 튼튼한 방범창을 하고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간단하게 작은 돈으로 해결할 방법이 떠올랐다. 사무실 창문은 어떤 도둑이라도 침입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도둑에게 친절한 안내장을 붙여 주기로 했다.
“도둑이 이 창문을 두 번 뜯고 사무실에 들어왔지만 두 번 다 허탕치고 가셨습니다. 이 사무실에는 훔쳐갈 돈과 귀중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혹시 책을 좋아하신다면 낮에 오시기 바랍니다. 무료로 기증해 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들어오신다면 1분 안에 경비업체 직원이 도착하기 때문에 서둘러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가벼워졌다. 실제로 이 친절한 안내문을 붙이고 난 뒤에 더 이상 도둑은 오지 않았다.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문제를 대하는 방식에 따라 내 안에 남는 마음은 달라질 수 있다. 새벽에 도둑이 사무실에 방문한 일은 충분히 무섭고 기분 나쁜 일이다. 그러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감사와 즐거움으로 마음을 붙들었더니 하루가 행복해졌다.
변함없는 일상은 단조롭다. 단조로운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어그러진 일상을 평안함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기도해 보자.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확대 해석을 멈추고, 다른 관점에서 재해석해 본다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불필요한 걱정은 일상을 긴장하게 만들어 실수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그냥 내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나아간다면 일상을 망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행복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내 마음은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으로, 생각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채워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