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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김찬영 성도(서울시 관악구 양녕로)
10년간의 바이올린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 조금 막막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넘쳤다. 하나님께서 무엇이든 다 해 주실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 온 뒤, 왼쪽 손목 인대를 다쳤고 오른쪽 손목에는 염증이 생겼다. 1년 이상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며 고난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내게 “바이올린 전공자인데 손목이 아파 연주를 못하니 정말 견디기 힘들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그것도 사실이었지만, 날 가장 괴롭혔던 것은 다름 아닌 ‘돈’(맘몬)의 유혹이었다.
광야 같은 유학 시절은 외롭고 고독했지만, 그 덕분에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나며 성령님을 깊이 체험할 수 있었다. 그때 나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예수 밖에 가진 것이 없는 삶’이었다. 가진 것이 없어도 감사가 충만했다. 하지만 귀국 후 내 판단의 모든 기준은 돈이 됐고, 오로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1년의 재활 후 조금씩 연주를 하게 됐지만, 여전히 나는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보다 돈이 중요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말씀으로 찾아오셨다. 목사님들과 교회 지체들을 통해 말씀하셨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사건들을 통해 하나님만 바라보게 하셨으며, 신앙 서적을 통해 돈에 대한 생각을 바로잡아 주셨다. 하나님을 떠나 스스로 주인이 되려 한 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무한한 사랑으로 돌보셨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도전한 것은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돈을 구별해 두는 것이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는 말씀이 나를 움직였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재정을 구별하는 일은 돈의 문제를 넘어서 생각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나님 나라를 구할 때, 하나님께서는 때에 따라 내 필요를 채우신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하나님을 깊이 체험하면서 설령 내 필요가 채워지지 않아도 하나님만으로 만족하게 된 것이다. 오직 하나님만으로 만족할 수 있음이 내게는 최고의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