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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숫자보다는 마음을 헤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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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숫자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도 늘어만 가는 나이에 몸도 힘들어지고, 불어나는 생활비에 가슴이 쪼그라들며, 한층 늘어난 평균수명도 퇴직 후 생계비용을 고려하면 스트레스가 된다. 퇴직 이후 밥값만 계산해도 3억 5천이 들고,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졸업하는데 드는 비용이 2억 5천만 원 정도라고 한다.
저마다 하루 24시간, 즉 8만 6천 400초라는 시간이 주어진다. 은퇴한 남성들의 하루 일과 중 잠자는 시간, 식사하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등을 다 제외해도 하루에 11시간 정도가 남는다. 11시간×365일×20년이면 약 8만 시간이 된다. 정년 후의 8만 시간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연평균 근로시간인 2,261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36년간 일하는 시간과 맞먹는다.
만약 나이 들어 숫자 계산이 잘되지 않는다면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터득하지 않았는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내 삶의 기준으로 삼지 말자. 내게는 나만의 인생을 살아갈 지수들이 필요하다.
“바보는 매일 계획만 세우고 있다”라는 말처럼 계획을 세우기 위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시간을 보내기보다, 오늘 하루를 잘 살면서 다가올 내일을 준비하는 삶이 훨씬 계획적이다. 미래는 오늘에서 시작되는 다음 순간이다. 따라서 오늘 내 삶에 성실함과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며, 나와 주위에 희망을 주는 일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각종 통계와 기준들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와 숫자에 얽매이기보다, 스스로 삶을 평가하고 예측해서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보자. 나이 들면서 늘어나는 숫자를 바라보기보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헤아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헤아리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분명해진다. 오늘 하루 나를 행복하게 했던 순간들과 사람들을 헤아리고, 내가 꿈꾸고 있는 일들을 위해 노력한 내용들을 헤아려 보자. 내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 준 사람들을 헤아려 보고, 또 오늘 나 때문에 위로받거나 행복해진 사람들을 헤아려 보자. 마음을 나누고 사랑한 것들을 헤아리다 보면 매일이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