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온 날은 결코 짧지 않다. 긴 인생길을 걸어왔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과 몇 군데 추억의 장소들을 제외하고는 기억이 희미하다. 내 곁을 스쳐 지나갔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나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고, 차갑고 비이성적인 사람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사실 내가 누군가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를 생각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실수도 하고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할 사람도 있고, 찾아가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도 생겨났다. 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또는 내 편의를 위해 배려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무수한 시간들 속에 부끄러운 나를 발견한다.
‘이 모든 사람들과 사건들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답이 없다. 일일이 찾아가서 화해하기도 어렵다. 공개적으로 언론에 사과문을 게재할 수도 없다. 나로 인해 행복해진 사람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으로 생각해 무성의하게 대했던 사람들에 대해 영원한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무심하게 살아온 순간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그때는 미처 모른다. 항상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사실이 있다. 무심결에 내 무관심으로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이 내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었음을 말이다. 우리는 좀 더 신중하게 사람들을 대했어야 했다.
지나온 인생을 돌이킬 수 없다면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하자. 나이 들면서 사람들이 우리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마음 상할 일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누가 나를 어떻게 대해 주는지에 신경 쓰기보다 내가 누군가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더 신경 써 보자.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친절을 베풀고, 따뜻한 표정으로 마주하며, 예수님의 크신 사랑으로 축복하고 위로해 보자. 작고 사소한 일에 민감해졌던 감정을 너그럽게 표현하도록 노력해 보자.
직위와 능력은 나이가 들면 점점 위축된다. 그러나 사랑과 인자함이 넘치는 따뜻한 사람은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에게도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로 여기며 사랑과 존경으로 대할 때 나 역시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