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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운전자들이 의지하는 네비게이션은 가격이나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짧은 거리를 중심으로만 안내하는 것도 있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해 거의 정확한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 주는 것도 있다. 간혹 어떤 네비게이션은 엉뚱한 곳으로 인도해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옛날에는 네비게이션 없이도 잘 찾아 다녔다. 요즘같이 네비게이션만 의지해서 다니다 보면 길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핸드폰이 등장하기 전에는 웬만한 친구의 집 전화번호는 대부분 기억했다. 하지만 단축번호 기능이 있는 휴대폰이 나오고, 수신인 이름만 터치하면 발신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로는 가족의 휴대폰 번호마저 가물가물한 정도가 됐다. 이처럼 편리한 기계들을 의지하고 생활하다 보니, 서서히 뇌를 바보로 만드는 것 같다.
인생을 마치 첨단 기계를 의지하듯 생활하는 어설픈 중년들이 있다. 인터넷 각종 검색 엔진을 통해 찾은 자료들을 근거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려 한다. 매일매일 성실하게 노력하고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기보다 복권 당첨과 쾌속 승진을 꿈꾼다. 성경은 이러한 모든 행위를 마치 손으로 바람을 잡으려 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중년기에 접어든 우리가 남은 인생길을 바로 가기 원한다면 쉽게 성취하려는 욕망의 기차에서 내려 비포장 길을 천천히 걷는 사람처럼 생활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내가 가야 할 길의 끝이 어디인지, 왜 그 길을 묵묵히 인내하며 걸어가야 할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인생은 제대로 된 길을 가기 어렵다. 먼저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길을 되돌아보자. 최선을 다했던 일들에 대해서는 마음껏 감사하며, 자신과 가족들을 격려하자. 게으르고 잘못된 마음을 품어서 어긋난 길로 갔었던 일은 뼈에 사무치게 아파하며,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자. 인생의 어두운 밤을 밝혀줄 뿐만 아니라 망망대해와 같은 인생을 비춰줄 등대를 제대로 찾아보자. 그리고 내 인생을 성급하게 몰아가려 하는 지나친 욕망과 이별하자.
오늘 아침에 눈을 뜰 수 있었다면 내 인생에 오늘이 또 다시 선물로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오늘 내 인생을 새롭게 제대로 걸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이제는 제대로 걸어가자, 내 인생길!